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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입 우유가 각광 받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우유 가격이 비싸지며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며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5년 만에 우유 수입량은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우유 자급률은 50% 이하로 떨어지며 유통사들과 제조사들은 해결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 우유 수입량 3만7361톤으로 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수입 금액만 하더라도 3094만달러(환율 1340원=한화 약 415억원)에 달하는 멸균 우유가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5년 만에 수입량은 259%가 늘었고, 수입금액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가 올랐다. 2009년(19.1%) 이후 최대치로 작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8배에 달했다.
멸균우유는 높은 온도에서 무균 포장한 것으로, 일반 우유와 영양분은 같으면서도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도 일반 우유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이날 기준 이마트(139480)몰에서는 ‘서울우유 1ℓ 나100%’는 2970원에, ‘서울우유 저지방 우유 1ℓ’는 2740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서울우유 멸균우유 1ℓ’는 2370원에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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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낙농가가 원유가격 인상에 합의하며 멸균 우유의 인기는 점차 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조금 더 싼 우유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됐다. 카페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가격 경쟁력 때문에 멸균 우유를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됨에 따라 우유의 수입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다 보니 국내 우유 자급률은 하락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12년 62.8%에서 지난해 44.8%까지 감소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멸균우유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유통사들은 자체 제작 브랜드(PB)를 달고 우유를 내놓는 가 하면 프리미엄 상품들을 출시해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PB상품인 ‘심플러스’ 우유를 기존의 타사 브랜드 대비 70% 수준으로 싸게 판매 중이고, 이마트는 노브랜드 ‘하루종일 굿모닝 밀크’ 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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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멸균우유를 직접 소싱해 판매하는 곳도 생겼다. CU는 지난 22일 편의점 업계 최초로 폴란드에서 수입한 ‘믈레코비타’ 멸균 우유 2종을 출시했다. 1ℓ 짜리 일반 우유와 저지방 우유 등 2종으로 지방 함량은 각각 3.5%와 1.5%다. 가격은 개당 2100원으로, CU에서 판매 중인 NB 흰우유와 비교해 최대 46% 저렴하다.
CU 관계자는 “주요 우유 제조사가 일제히 제조사 브랜드(NB) 우유 가격을 올리며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간 CU의 PB 흰 우유 매출은 전년 대비 90%가 증가했다”며 “물가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장바구니 대표 품목인 우유의 해외 직수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판매량, 조회수 등을 반영한 인기상품 상위 10개 중 1~4위를 포함한 6개가 유럽산으로 나타났다. ‘믈레코비타 우유1ℓ(폴란드산)’, ‘밀키스마 프리미엄 우유1ℓ(폴란드산)’ ‘로비츠 파르카디아 우유 3.5% 1ℓ(폴란드산)’, ‘데이리스타 밀쉬 우유 1ℓ(독일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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