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90여만원…인뱅·지방과 ‘온도차’
당기순익·개인사업자 규모 따라 엇갈려
서울 시중은행의 한 대출 창구 안내문. ⓒ연합뉴스
은행권이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캐시백’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어느 은행을 이용했는 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캐시백 금액의 격차가 상당할 수 있어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이자캐시백을 20만~70여만원 더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과도 최대 40여만원 차이가 예상된다. 고금리 차주 비중이 높은 이들 은행의 차주들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별 1인당 평균 이자 캐시백 현황.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체 이자캐시백 규모는 1조1769억원이다. 총 상생지원액(1조5251억원)의 77% 수준이다. 1인당 평균 캐시백 규모는 ▲국민 96만5000원 ▲신한 94만4000원 ▲하나 73만1000원 ▲우리 94만2500원 ▲농협 67만1000원이다.
은행별 1인당 이자캐시백이 제각각인 것은 보유중인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1년간 이자로 낸 금액 중 금리 ‘연 4%’를 넘는 부분의 90%를 돌려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은행별 분담 비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연으로 환산한 2023년 추정 순이익의 10% 수준에서 결정했다. 고금리 혜택 수혜로 역대급 이익을 벌어들인 5대 은행이 이자캐시백에도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한 셈이다. 은행들은 공통으로 1조6000억원 가량을 이자캐시백에 사용한다.
1인당 이자캐시백은 전체 액수 외에도 개인사업자 대출을 많이 보유하거나 대출 금리 수준이 높을 수록 은행이 돌려주는 규모가 늘어난다. 반면 혜택 대상자인 개인사업자가 많을수록 1인당 돌려받는 이자는 줄어든다.
이같은 이유로 인터넷·지방은행의 1인당 이자캐시백 액수는 시중은행보다 훨씬 적다. 카카오뱅크는 상생금융 372억원 중 이자캐시백에 172억원을 사용한다. 대상자는 4만명의 차주다. 1인당 평균 캐시백은 43만원으로 50만원이 채 안된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상생금융 지원액이 50억원이다. 이자캐시백 규모는 같거나 이보다 더 적다. 이자캐시백 대상자는 2만1510명이다.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8개 은행별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수(2023년 10월말 기준)’을 참고했다. 이를 토대로 차주 1명이 돌려받는 이자 환급액은 23만원이다.
상생금융 규모를 확정지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1인당 평균 캐시백은 각각 80만원, 58만원으로 추정된다. 지방은행의 경우 당기순익에 비해 대상 차주 수가 많아 1인당 돌아갈 수 있는 캐시백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을수 밖에 없다. 상생금융 분담비용 전부를 이자캐시백으로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비해 외국계 은행은 이자 환급 혜택을 받는 개인사업자 규모가 적어 1인당 평균 캐시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기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는 SC제일은행 9721명, 씨티은행 3614명이다.
제일은행의 이자캐시백 규모는 100억원 초반으로 추정된다. 1인당 평균 캐시백은 103만원 안팎이다. 씨티은행의 이자캐시백 규모는 미정이지만 최소 100억원으로 놓고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캐시백은 277만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이자캐시백 액수가 들쑥날쑥이다보니 아직도 환급・한도 감면율 등을 놓고 조정 작업을 거치는 중이다. 이자캐시백 한급 한도는 300만원이며, 감면율은 90%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대출 조건이 다르다 보니 1인당 돌려받는 이자 환급액이 차이가 난다”면서도 “자율 프로그램을 통해 고금리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다음 달 초 은행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중간 점검하는 기자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아직 세부 내용을 결정하지 못한 은행들의 이자환급 규모도 그 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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