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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와 희소금속 수출통제 효과 강력, 글로벌 공급망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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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부 희소금속 수출을 통제하고 희토류 가공기술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중국의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 정책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중국의 희소금속 수출 규모가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희소금속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뿐 아니라 전투기 등 군사산업에도 필수적으로 쓰인다.

미’중 패권 전쟁이 이어지는 한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관련 기업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세관인 해관총서(GACC) 집계 자료를 인용해 “작년에 중국에서 수출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액이 2022년보다 각각 33%, 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3년 7월부터 두 금속의 수출을 통제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으로 향하던 중국산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액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세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중국의 대미 갈륨 수출은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대일 수출액은 75%가량 줄었다.

반도체와 전투기에 주로 사용되는 희소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세계 생산량은 중국이 좌우하고 있다.

중국의 씽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갈륨 세계 생산량 가운데 95%을 장악했다. 게르마늄 생산량도 60% 이상 차지했다.

씽크탱크 ‘중국과 세계화’의 부소장 빅토르 가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갈륨과 게르마늄 등) 희소금속은 중국이 핵심 원자재 수출을 제한하는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은 희토류 가공 기술을 통제하며 독점을 시도하고 있다. 2023년 12월부터 중국 정부는 희토류 가공 기술을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추가로 조치했다.

홍콩중문대학교(CUHK) 국제학 담당 두안 샤오린 부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중국 당국은 자국이 희토류 가공 기술에 이점을 가졌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술 유출을 막은 조치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특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한 예가 네오디뮴(NdFeB) 가공 처리 기술이다. 네오디뮴은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영구자석(Permanent Magnet’PM)’에 주 원료로 쓰이는 희토류인데, 중국 정부는 이를 가공해 처리하는 기술의 해외 반출을 막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의 안토니오 H. 카스트로 네토 교수의 평가에 따르면 일본 등 일부 국가가 영구자석과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는 있지만 중국의 희소금속 및 희토류 기술은 “다른 국가에 10~20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중국의 2023년 갈륨 수출액은 2022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통제 이후 한때 갈륨과 게르마늄 가격이 50% 이상 치솟았던 적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시장 지배력이 높다. 사진은 중국 장시성 간저우 지역에 위치한 희토류 노천 광산. <연합뉴스>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가 중국으로 향하지 못하도록 통제하자 보복 성격으로 희소금속 수출 그리고 희토류 관련 기술의 반출을 막고 나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비중이 상당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수출액 감소로 타격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 기업들이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수출통제 대상 기술의 범위를 점차 더 넓히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새로 시행된 정책에서 희토류로 특정 물품을 제조하는 기술 즉 다운스트림 과정까지 반출을 막았다. 그전에는 희토류를 추출하고 분리하는 기술 즉 ‘업스트림(Upstream)’ 과정에 대해서만 반출을 막고 있었다.

단순히 보유 자원을 무기화하는 것을 넘어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와 공급망 패권 강화는 미국뿐 아니라 주요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는 금속 소재와 희토류는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관련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의 미중관계 전문 씽크탱크로 꼽히는 폴슨 인스티튜트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네오디뮴 자석을 구하려는 세계 수요는 2020년에서 2030년까지 5배가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의 수출 통제가 이어지면)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석은 중국을 글로벌 반도체 등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 했던 미국의 조치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예상에 무게를 실어준다.

글로벌 자산관리사 나티시스 소속의 개리 응 인도태평양 전문 경제학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중국의 수출 통제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규제에 반대되는 명백한 보복”이며 “미중관계가 급전환하면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이 발달한 한국도 중국의 수출통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음극재 소재 광물인 흑연을 2023년 12월1일부터 수출통제를 예고한 적 있다. 흑연은 한국의 이차전지 소재기업들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비록 포스코퓨처엠 등 일부 기업에 수출을 허가하긴 했으나 ‘통제 중’이라는 중국 당국의 입장은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금속을 수입하는한국 업체들은 개별 수출 건마다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통관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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