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업무가 디지털화 되면서 은행들이 점포 폐쇄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부 점포를 폐쇄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금융취약계층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전국 운영 점포수가 3931개로 전년 동기 대비 79개 감소했으며 2019년 말 4661개에 비해 15.7%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9월 기준 수도권 점포는 2019년 말에 비해 19.6% 감소했으나 그 외 지역에서는 33%나 감소했다. 점포 수도 수도권을 제외한 점포 수는 249개로 수도권 547개보다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수도권 19.6%, 그 외 지역 16% 감소로 오히려 수도권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도권 점포는 518개로 그 외 지역 193개와 비교하면 실제 점포 수는 두 배 이상 차이난다.
신한은행도 수도권 점포 수 507개와 그 외 지역 214개를 기록하며 각 17.3%와 18.6%로 감소하면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농협은행은 수도권 지역 점포가 4% 감소하고 그 외 지역 1.7% 감소했다. 수도권 점포 수 409개, 그 외 지역 점포 697개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수도권보다 그 외 지역 점포수가 많다.
은행권은 고령자, 도서·산간 지역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점포의 방문객 수가 적을 수밖에 없어 운영 효율성을 위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방문객 수가 적은 점포를 폐쇄하고 있으며 최근 비대면 금융 활성화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추진되고 있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점포가 전환되는 상황이다.
이에 고령층 이용빈도가 높은 자동화기기(ATM)도 사라지는 추세다. 2019년 6월 기준 3만1399개였던 ATM이 작년 6월말 기준 2만4556개로 21.8% 감소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33.8%가량 줄였고 우리 25%, 농협 18%, 하나 13.5%, 신한 12.2% 순으로 사라졌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비용효율화 측면에서 점포수를 줄이고 있으나 점포폐쇄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점포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폐쇄가 곧 금융소외로 이어질 수 있어 지난해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은행이 점포폐쇄를 결정하더라도 금융소비자가 이후에도 큰 불편없이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소규모점포 ▲공동점포 ▲우체국·지역조합 등과 창구제휴 ▲이동점포를 대체수단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다만 대체 점포를 운영하더라도 소비자가 기존 이용하던 지점보다 멀어지면서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고 자동화코너에서는 계좌 개설 등의 업무가 불가능해 취약계층의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대형 밴을 통해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중이나 아직 서울 5개 행정구 노인복지관 한정이다. 또한 2022년 5월부터 신한은행, BNK부산은행, 한국씨티은행과 경북 영주, 부산 북구, 대전 서구 총 3곳에 ‘은행간 공동점포’를 구축했으나 점포 폐쇄 속도에 비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금융 약자들을 위한 정책 발굴을 목표로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특별위원회는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취약계층, 소상공인 정책 금융 채널 확대, 정책금융 상품 개선, 점포 폐쇄 대안 마련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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