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멕시코 몬테레이에 신규 투자를 단행, HVAC(난방·환기·공조) 시스템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멕시코 거점 역할을 강화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22일 LG전자에 따르면 멕시코법인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공장에 스크롤 컴프레서(압축기) 생산라인을 설치한다. 구체적인 투자와 생산량 규모, 건설 일정 등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LG전자는 기존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제조해 미국과 중남미 등지로 판매해왔다. 최근 미국 내 HVAC 시스템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크롤 컴프레서 공급 부족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자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부품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인 구축을 결정했다. 가전 완제품 뿐만 아니라 부품 솔루션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가 멕시코에 스크롤 컴프레서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자국 생산 정책에 발 맞추기 위해 멕시코를 부품 공장 위치로 낙점했다.
멕시코는 최근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막대한 보조금을 내걸고 리쇼어링·니어쇼어링을 유도하며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물가 등이 기업들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현지 생산 정책 기준에도 적합하다.
컴프레서는 에어컨 실외기에 설치되는 부품이다. 실내기와 연결, 냉매 압축을 통해 냉난방 사이클이 형성되도록 돕는다. 에어컨이 소비하는 전력의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다. 스크롤 컴프레서는 서로 맞물린 두 개의 스크롤 형태를 띄고 연속적으로 압축돼 고효율·저소음의 특성을 가진다.
LG전자는 1996년 스크롤 컴프레서 국산화에 성공한 후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를 출시하는 등 제품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 맞춤형 컴프레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가 작년 선보인 3세대 스크롤 컴프레서는 지난해부터 발효된 미국의 새로운 HVAC 효율 기준과 오는 2025년부터 실시하는 냉매 규제에 적합하다. 미국은 단계적으로 HFC(수소불화탄소) 냉매 감축을 시행하는데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캘리포니아주다.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부터 HVAC 제품에 지구온난화지수(GWP) 750 이상의 냉매 사용을 금지한다. LG전자는 스크롤 컴프레서 신제품의 GWP를 전작인 ‘R410A’ 대비 최대 4분의1 수준인 700미만으로 낮췄다.
김양순 LG전자 부품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멕시코의 새로운 최첨단 생산라인을 통해 친환경 스크롤 컴프레서를 더 많이 생산하고 북미 시장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LG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앞선 기술과 부품을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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