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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한동훈 한날 ‘저출생’ 정책대결, 목적은 같았지만 결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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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저출생’ 분야 공약을 동시에 내놨다.

여야가 같은 날, 같은 분야를 대상으로 총선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특히 이 대표와 한 위원장 모두 직접 정책 공약 발표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 사회 화두로 떠오른 ‘저출생’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8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저출생 정책 공약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델리민주 생중계 화면 갈무리>

이번 여야의 저출생 정책은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첫 정책대결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더욱 관심이 모인다. 두 사람 모두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저출생을 극복한다는 취지는 같았지만 세부 정책에서는 차이점도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식을 열어 “2년 뒤인 2026년에는 합계출산율이 0.5명으로 떨어진다고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수치”라며 “국가 소멸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당면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2006년 이후 저출생 관련 정책에 38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종합적 정책이 아닌 ‘대증요법’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민주당의 저출생 정책은 결혼’출산’양육을 망라하는 ‘정책 패키지’로 구성됐다.

결혼 단계에서는 높은 비용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층 지원을 위해 결혼’출산 지원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결혼 시 소득’자산 조건과 무관하게 10년 만기로 1억 원까지 대출해준다.

저출생과 지원금 연계를 고려해 결혼 뒤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로 전환되며 둘째를 낳으면 무이자에 더해 원금의 50%를, 셋째 자녀를 둔 가정에는 원금 전액이 감면된다.

신혼부부의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출산도 장려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2자녀 출산 시 24평형 주택을, 3자녀 출산의 경우 33평형 주택을 공공임대 받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

양육지원 부분에서는 ‘우리아이 키움 카드+우리아이 자립펀드’라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리아이 키움 카드’는 8~17세까지 자년 1인당 월 20만 원씩 아동수당을 카드형식으로 지급한다.

‘우리아이 자립펀드’는 출생부터 고교 졸업까지 매월 10만원씩 정부가 펀드 계좌에 입금을 해주는 방안이다. 펀드 계좌에는 동일 금액인 10만원을 부모도 입금 가능하며 증여세가 제외되고 펀드 수익은 전액 비과세 대상이다. 펀드의 원금과 운용수익은 자녀가 성인이 되면 학자금’주택자금’창업자금’결혼자금 등의 용도로 인출해 쓸 수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의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아이돌봄 서비스 국가 무한책임보장제’도 공약했다. 아이돌봄 서비스의 대상자를 선정할 때 소득재산 기준을 전면 폐지하고, 현행 본인부담금 최대 85%를 20% 이하로 줄인다. 또 민간돌봄서비스 영역에 대한 국가관리 책임 강화, 아이돌보미 돌봄수당 확대, 미혼모’부 및 비혼 출산 가정 아이돌봄 무상 바우처 지원 등도 포함됐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의 출산전후 휴가급여’육아휴직 급여에 각각 월 50만원씩을 추가 지원한다.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아이를 가진 모든 국민에게 출산전후 휴가급여 및 육아휴직급여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안도 담겼다.

또 부모가 육아휴직을 신청했을 때 자동 육아휴직 및 성별 근로공시제를 제도화해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단축 이후 불이익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민의힘의 저출생 정책에도 육아휴가 및 육아휴직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출산휴가 명칭을 ‘아이 맞이 엄마휴가’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아이 맞이 아빠휴가’로 바꾸고 아빠휴가 1개월을 의무화한다. 엄마’아빠휴가 및 육아휴직을 신청만으로 자동개시 하도록 법령개정도 추진한다.

이에 더해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150→210만원) 및 사후지급금 즉각 폐지 △초3까지 유급 자녀돌봄 휴가 연 5일 신설△ 임신 중 육아휴직 사용을 배우자에게도 허용 △육아기 유연근무 취업규칙’근로계약서’정기적 공지 의무도 포함됐다.

국민의힘 저출생 대책에는 결혼과 주거 분야 지원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 대신 주목할 부분은 육아휴직’휴가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날 한 위원장이 정책 발표 장소로 택한 곳도 휴레이포지티브라는 스타트업이었다.

우선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근로자에게 ‘채움인재’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단기 계약 및 낮은 임금으로 중소기업의 대체인력 공급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다.

또한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을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두 배 늘리고 경력단절자’중고령은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용하면 지원금을 240만원까지 지급한다.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는 저축’대출에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18일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에서 국민의힘 저출생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화면 갈무리>

한 비대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육아부담의 격차도 관련돼있다”며 “중소기업은 현장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 이를 해소하는 것이 저출생 문제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저출생 정책이 민주당보다 현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책임 있는 여당이기 때문에 재원 등 현실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좋은 것을 다 모아서 재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상관없이 마련한 정책은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 저출생 정책에 일치됐던 부분은 육아휴직 및 휴가 보장 강화다. 총선 전까지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정책발표 뒤 질의응답에서 “국민의힘 공약 가운데 여야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면 총선 전이라도 입법하고 추경편성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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