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가축전염병 발생 잇따라
서민 먹거리 위기…물가 위협 우려
겨울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경북 영덕군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이 확인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설 명절을 앞두고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며 축산물 가격 상승 우려와 축산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북 영덕군 소재 양동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해당 농장에서 돼지 폐사를 확인한 뒤 신고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밀 검사를 진행해 돼지 12마리가 ASF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 강원도 화천군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뒤 4개월여 만이다. 경북 소재 양돈농장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SF는 지금껏 주로 경기와 강원 등 접경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 2019년 첫 발생 이후 확인된 양돈농장 ASF 발생은 모두 39건으로 늘었다.
중수본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약 50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또 영덕군 소재 양돈농장과 주변 도로를 소독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대구·경북 양돈 시설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최근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달걀과 닭 가격을 위협하고 있다. 양돈농장 ASF 발생과 겹치면서 방역 인력 업무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동절기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사례는 총 29건이다. 전남과 전북에 주로 발생했다. 이달 들어 충남, 경기, 경북 가금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는 등 범위가 확대하는 추세다.
고병원성 AI 발생은 보통 봄철까지 이어진는 점에서 발생 범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고병원성 AI 발생은 직전 유행철인 2022년부터 작년 동절기까지 가금농장에서만 모두 75건이 집계됐다.
설 명절을 한 달 정도 앞둔 가운데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라 식품 물가 상승 가능성이 나온다. 일각에선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성수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인한 축산물 수급 불안 대비책으로 닭고기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신선란 수입도 확대했다.
정부는 할인가를 적용한 신선란 112만개를 지난 11일부터 대형마트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계란 가격 인하를 위해 다음 달 8일까지 농축산물 할인지원을 통해 30% 할인된 가격으로 계란을 판매한다.
닭고기와 계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최근 한 달간 안정적인 상황으로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닭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2716원으로 한 달 전(2845원)보다는 하락했다.
계란 도매가격은 특란 기준 30개에 5492원으로 한 달 전(5413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날 기준 ㎏에 5146원으로 한 달 전(5164원)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축전염병 전파 위험에 대비해 방역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설 명절기간 축산물 수급 상황과 가격을 점검하고 정책 지원을 통해 체감 물가 부담 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병원성 AI와 ASF는 모두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방역당국은 두 전염병을 모두 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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