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서 3%로 낮췄더니 420만원 ‘세이브’
금리 직접 비교 가능…대구은행 3.10%
#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높아진 이자 부담을 덜었다. 이 씨는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연 5.10%의 금리(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로 빌렸는데, 대환대출을 통해 연 3.60%의 혼합금리 상품으로 갈아탔다. 이 씨가 매월 은행에 갚는 원리금(원금+이자)은 217만원에서 182만원으로 확 줄었다. 연간 420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으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의 인기가 후끈하다. 은행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대 금리로 주담대 환승이 가능해지자, 한 푼이라도 이자를 아끼려는 차주들이 몰리고 있다. 나흘 만에 1조원대의 이동신청이 이뤄졌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일일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청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 인터넷·지방銀 3% 초·중반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다수 은행들은 주담대 대환대출 상품(혼합형,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적용)에 연 최저 3%대 중・후반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혼합형 주담대 준거 금리인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가 연 3.77%(15일 기준)임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적용해 대출금리를 낮춘 것이다.
대환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다. 대구은행은 갈아타기 최저 금리로 연 3.10%를 제시하고 있으며, 경남은행(연 3.39%), 광주은행(연 3.45%), 부산은행(연 3.51%)가 뒤를 이었다. 단 대구은행의 최저금리를 적용 받을려면 부동산전자계약서 제출, 모범납세자 등 우대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연 3.412%, 연 3.60%의 금리를 내놨다. 인터넷뱅크는 비대면으로만 대출을 운영하기 때문에 실제 대출 승인까지의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 강점이다. 카카오뱅크 아파트담보대출은 빠르면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 대환을 실행할 수 있다. 통상 금융사 주담대 대환대출 심사기간은 2~7일이 소요된다. 카카오뱅크는 타 은행으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해약금을 100% 면제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환대출 금리는 연 3.58~3.661%로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들보다 다소 높지만,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부분 별도 우대 조건 없이 최저금리를 적용하고 ▲첫 달 대출 이자 최대 50만원 지원·커피쿠폰 (국민) ▲선착순 500명 최대 20만원 포인트 제공(신한) ▲선착순 2000명 최대 7만5000원 포인트 제공 (하나) 등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은행별 대환대출 한도가 정해져 있어 빨리 신청하는것이 이롭지만, 금리 경쟁으로 최저금리가 자주 바뀌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갈아타기는 KB, 한국부동산원 등 시세 조회가 가능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 담보대출만 가능하다. 과도한 대출 이동을 막기 위해 기존 대출을 받은지 6개월이 지난 후부터 갈아탈 수 있다.
주담대 대환대출은 각 은행이나 보험사 자체 애플리케이션(모바일)을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뱅크샐러드 ▲핀크 ▲에이피더핀대출비교 플랫폼에서 할 수 있다.
◆ 얼마나 절약했나?…31일 전세대출 시작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로 차주는 평균 금리를 1.5%포인트(p) 인하하고, 1인당 연간 기준 약 337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시작한 주담대 갈아타기는 나흘만에 신청규모가 1조307억원(차주 5657명)을 기록했다.
금융의 대출 심사가 완료돼 신규 대출 약정까지 체결한 차주는 83명이며, 해당 대출 규모는 162억원이다. 갈아타기 과정까지 모두 완료한 차주는 16명으로 대출 규모는 36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출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 이동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오는 31일부터는 전세자금대출도 갈아탈 수 있다. 시존 대출의 대출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만 가능하며, 3개월 후~전세 임차 계약 기간의 절반이 도래하기 전(2년 계약의 경우 1년)까지 해당된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는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에 대출을 변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까지 시행되면 본격 머니무브가 이뤄질 것”이라며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 대출 경쟁이 전세시장까지 번져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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