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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친미·반중·독립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가 제 14대 신임 대만 총통으로 당선되고,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민간 선박 공격 사태가 확대되는 등 급변하는 대외 여건에 맞춰 ‘경제안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17일 약 2개월만에 1340원을 돌파하는 등 ‘강달러’를 지속중이다. 이는 세계 곳곳에 짙어진 전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홍해 남쪽 예멘 앞바다에서 그리스 화물선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미사일에 맞는 등 민간 선박 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북한이 도발수위를 높이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른 양안관계도 돌발 변수다. 허재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동아시아팀장은 “라이칭더 신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다양한 경제적 강압이 예상되고 라이칭더 신정부 또한 경제안보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기회 및 도전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요 대외변수의 진행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불안정한 대외정세가 아직은 국제유가나 운임 인상을 압박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WTI) 기준 70~75달러 수준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 이른감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세계 컨테이너 지수(WCI)는 40피트 컨테이너당 3000달러를 넘어서며 한 달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하고,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도 최근 2200달러를 웃돌며 전월보다 두 배 올랐지만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홍해 사태 장기화 시 해운사가 많은 우리에겐 운임수지 개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운송비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물류난으로 선사를 구하기 어려운 중소수출기업의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럽 노선에 임시선박 4척을 신규 투입하고, 수출 바우처 국제 운송비 지원 한도를 운임 상승 추이에 따라 상향하는 등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을 강화하는 대책을 수립, 상황 진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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