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LG엔솔 등 지난해 4분기 성적 부진
시총 상위株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방어주·성장주 중심 포트폴리오 필요”
국내 대기업들이 ‘어닝쇼크’ 실적을 연이어 내놓은 여파로 코스피지수의 우하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자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어닝쇼크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상황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8.26%(2655.28→2435.90) 하락하며 2600선과 2500선이 차례로 무너진 상태다. 연일 내림세를 보이면서 이날 장중 한때 2435.3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조원, 2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1%, 35.03%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들이 예상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3조7441억원)보다 25.2%가량 낮았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그룹 계열사의 실적 부진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으나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5877억원)를 42.5%가량 밑도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영업이익도 3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0% 급성장했지만 시장 기대치(6395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은 기록이다.
이같은 충격으로 이들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0%(1600원) 내린 7만1000원에 마감했다. 실적을 공개한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는 약 7.19%(7만6500→7만1000원)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역시 실적 공개 이후 각각 6.02%(41만5000→39만원), 5.97%(9만7100→9만1300원) 떨어졌다.
실적 발표를 앞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208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총 39조6046억원으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2.32% 하향 조정됐다.
각 기업이 발표할 지난해 4분기 성적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오는 25일 SK하이닉스·현대차·POSCO홀딩스·네이버 등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현 약세장을 극복하기 위해 방어주 및 성장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어주의 경우 대기업들의 어닝쇼크에 의한 증시 급락을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된 업종·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주보다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하향 조정이 제한적이었던 업종인 ▲통신 서비스 ▲인터넷·게임 ▲호텔·레저 ▲소프트웨어(SW)·시스템통합(SI) ▲화장품 등이 방어주로 추천됐다.
성장주의 경우 올해 금리 인하에 따른 강세가 예상돼 현 코스피 조정 국면 기회를 맞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의 주가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치주(-5.7%)가 연초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대형주(-5.0%)가 그 뒤를 이었다”며 “금리 고점을 확인한 지난해 11월부터 성장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성장주 중 순이익률 개선이 동반되는 섹터 및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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