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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고객은 뒷전?…‘알짜카드‘ 없애고 연회비 늘리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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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해 내내 업황 악화에 허덕였던 국내 카드사들이 이른바 ‘혜자카드’로 불리는 알짜카드를 단종시키고 고급화 전략을 통해 연회비를 늘리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으로 마이너스 성장 흐름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카드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을 개선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라지는 알짜카드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3일 대표 주유 할인 신용카드인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의 신규·갱신·교체·추가발급을 종료했다. 이 카드는 주유 할인 신용카드로 전월 실적에 따라 15% 청구할인, 최대 4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짜카드로 인기가 높았다.

현대카드는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의 발급 종료 다음날 ‘에너지플러스 에디션3’를 선보였다. 해당 카드는 주유시 할인이 아닌 리터당 최대 300M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연회비도 기존 1만원에서 3만원으로 높아졌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 27일에도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에디션1’을 기습 단종하고 다음날 에디션2를 선보였다. 혜택 기준인 전월실적을 높이고 연회비도 2배 올렸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12월 ‘1Q 데일리플러스 카드’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아파트 관리비와 4대 보험료 자동이체액 10만원당 5000원의 ‘하나머니’를 제공하는 알짜카드였다. 

신한카드 역시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더 레이디 클래식‘을 지난해 단종시켰다. KB국민카드는 인기 쇼핑 카드였던 ‘탄탄대로‘시리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고 롯데카드의 경우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등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의 알짜카드 단종 움직임은 업황 악화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BC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1~9월 신용카드 247종, 체크카드 34종 등 총 281종의 카드가 발급이 중단됐다. 이는 2022년 전체 단종 수인 116종(신용 79·체크 37)의 두배를 넘는 수치다.

알짜카드의 단종이 계속되자 고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에게 제대로 된 사전 고지 없이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카드를 단종시킨다는 점이다. 

카드사가 단종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까다로운 부가서비스 변경절차가 있다. 여신금융법 상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려면 최소 6개월 전에 고객에게 전화, 이메일, 홈페이지 등으로 사전고지를 해야 한다. 반면 카드 단종 여부는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고객을 무시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KB국민카드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사진=KB국민카드 제공
KB국민카드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사진=KB국민카드 제공

고급화 전략으로 연회비는 상승

카드사들은 알짜카드를 없애는 동시에 프리미엄카드에 집중하며 연회비를 올리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9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689억원) 증가했다.

연회비 수익이 증가한 원인은 카드사들이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우량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일반 고객은 다른 혜택이 좋은 카드가 경쟁사에서 출시되면 쉽게 ‘카드 갈아타기’를 하는 반면 고소득·고소비의 우량 고객들은 소비 규모가 크고 이미 비싼 연회비를 낸 만큼 쉽게 카드를 갈아타지 않는 경향이 짙다. 결국 카드사 입장에선 우량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게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업황 악화로 인해 알짜카드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실적 악화 등에 의한 적자를 카드 연회비로 메꿔야하는 상황이 반복돼 당분간 프리미엄 카드 집중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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