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순익 증가율 전망치 4.4%
이자 수익 年 100조 넘어설 듯
언제? 얼마나? 한은 결정 ‘촉각’
국내 4대 금융그룹들의 실적 성장률이 올해도 한 자릿수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이자로 벌어들이는 돈만 연간 100조원을 넘어서며 든든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시점과 폭에 은행권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82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5조18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 신한금융 역시 4조7857억원으로, 하나금융은 3조8257억원으로 각각 5.2%와 5.4%씩 당기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도 당기순이익이 3조291억원으로 7.1%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같은 순이익 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수준이다.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15조9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그룹들의 실제로 지난해에 거둔 연간 실적 발표는 다음 달 초에 이뤄진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다소 엇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952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7%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나금융 역시 3조63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2.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4조5488억원으로, 우리금융은 2조8282억원으로 각각 2.0%와 10.0%씩 당기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적의 기반은 역시 이자 이익이다.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출 이자 수익이 밑거름 역할을 제대로 하는 모양새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이자 수익은 총 101조23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도 고금리가 바로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확인될 것이란 관측은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높은 금리와 그에 따른 이자 마진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이어오던 은행권으로서도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올해 2분기부터 연중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p 내리고, 내년 중에 0.25%p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말에는 한은 기준금리가 2.5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건의 경우 한은이 기대보다는 늦게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봤다.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25%p씩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내년에도 0.5%p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시그널을 내비치면서 한은도 그 뒤를 따라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며 “은행권의 올해 실적도 이에 비례해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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