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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의 협력 모델도 수출금융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모델이 앞으로도 계속 나오고 수출금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통과 등 입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과 ‘현대차그룹 해외 동반 진출 금융 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원청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정책 보증 기관인 신보가 위험을 분담해 저신용 협력 업체도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가 150억 원을 출연하고 신보가 이를 바탕으로 3000억 원 규모의 특례 보증 프로그램을 만든다. 신보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대기업의 1~2차 벤더까지는 보증이 발급되지만 그 아래 기업에는 보증이 거의 안 나간다”면서 “특례 보증 프로그램을 거치면 저신용 업체도 보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이 될 저신용 협력 업체는 현대차가 직접 선별하며 신보는 협약에 따라 이들 기업에 보증을 내준다. 기업이 보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은행도 대출금리를 최대 1.5%포인트 인하해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청 업체가 협력 업체와 해외로 동반 진출하려 해도 자금 조달 문제에 발목 잡혀 따라가지 못하는 업체들이 있다”면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정책 보증 기관과 대기업 간 협력이 이뤄지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도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출 활성화를 위한 새 시도들이 나오더라도 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해 수출 목표인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방산 업계는 2022년 7월 폴란드와 무기 수출 관련 기본 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다음 달인 8월 총 124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1차 실행 계획에 서명했다. 1차 계약 체결 뒤 방산 업계는 1년 안에 2차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수출금융 지원을 제한하는 현행법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에 여야는 수은의 법정 자본금을 30조~35조 원 수준으로 늘려 대규모 수출 지원을 가능하게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해 7월 각각 발의했으나 이 법안들은 여전히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방산 업계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리면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수은법 개정안이 폐지되는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차 계약의 경우 수출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수은법 개정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추진됐으나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결국 수은이 아닌 정부와 시중은행들이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는 ‘임시방편’식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21대 국회가 명예를 걸고 대규모 수출의 길을 활짝 터주기를 바란다”며 “현재 중동과 이집트 등으로 확산하는 ‘K방산’에 대한 관심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라도 한국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이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신호를 명확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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