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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겨냥한 무분별한 정책 남발과 북한의 군사 위협에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홀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실적까지 부진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 코스피는 최장 기간 부진의 늪에 빠지는 형국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1.12% 하락한 2497.5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말 산타랠리의 막이 오르기 전인 12월 7일(2492.07) 이후 한 달여 만이다. 특히 코스피는 3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동안 전날 하루를 빼고 모두 하락했다. 15일에도 지수가 장중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 막판 겨우 반등해 0.04% 올랐다. 코스피가 이보다 더 오래 약세를 지속한 것은 사실상 코스피가 처음 산출됐던 1983년 11월(11거래일 연속)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된 1989년 6월과 9월(10거래일 연속)밖에 없었다.
연초 코스피의 지독한 부진은 글로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감소와 경기 둔화 이슈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실제 코스피가 올 들어 5.94%나 뒷걸음질 치는 사이 일본 닛케이지수와 인도 센섹스지수는 각각 6.44%, 1.51% 올랐다. 닛케이지수는 ‘거품경제’ 시절인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3만 5000선을 넘기도 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하락률도 0.26%, 2.72%에 그쳤다.
투자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대북 안보 불안까지 떠안은 결과로 해석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5일 “헌법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는 홍해와 인근 해역에서 최근 미국 기업 소유의 민간 선박에 또다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쪼개기 상장 금지’ 등 대통령실과 여야에서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각종 정책을 쏟아내는 것도 증시에 혼란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주요 기업이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것 역시 악재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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