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역시 지속되는 ‘끈적한 물가(sticky inflation)’ 여파로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전세계 주요국들의 공통과제인 물가 안정과 관련해 국제유가가 주요 변수로 거론되는 가운데 공급 불안 이슈 속 연 평균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주요국 경제 및 주요 가격지표 전망과 시사점’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는 실물경기가 고금리 영향으로 올 상반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며 “고물가 리스크로 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이 지연될 경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커 국내 기관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2024년 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기준 0%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대해 연구원 측은 “실업률 3개월 이동 평균치가 직전 12개월간 실업률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미 작년 4분기 지표가 0.4%포인트까지 상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함께 국내 교역 양대 축으로 꼽히는 중국 경제는 부동산시장 부진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4%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도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적극적인 경제대책으로 연 1%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유럽 경제는 통화정책 전환 속 체감경기 악화로 인해 연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 감산 조치 등 영향 속 연 평균 80달러대(배럴당)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의 국제유가 벤치마크 브렌트유 전망치는 감산과 전쟁 이슈 속 ‘상저하고(상반기 평균 84.5달러, 하반기 85.1달러)로 예상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작년 11월 회의에서 감산을 1분기까지 연장하고 홍해 사태 등 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280원, 하반기 1241원으로 관측됐다.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가치를 세계 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해 가치를 측정한 달러인덱스(DXY)는 상반기 101.7, 하반기 100.7로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연구원은 “올해 주요국 경기 둔화와 함께 국제유가, 환율 등 가격 지표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면서 “국내 경제의 안정적인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 측은 구체적인 대응책으로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 노력을 통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등 물가와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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