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지정학적 위협 증가, 인하만 기대해선 안 돼”
독일 총재 “인하 논하기엔 인플레 너무 높아”
주요 이코노미스트들, 연 4회 인하 전망
ECB가 6월 인하 시작할 것으로 예측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당국과 시장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이미 ECB가 연내 금리를 몇 회 내릴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 이사회 위원이자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로버트 홀츠먼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협은 올해 ECB가 금리를 낮추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홀츠먼 총재는 “후티 반군에서 볼 수 있듯이 지정학적 위협이 증가했다”며 “여기서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이 위협은 수에즈 운하에 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하는 등 훨씬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서곡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린 올해 금리 인하만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고 인플레이션도 너무 높다”며 “새로운 데이터를 보면서 다음 회의를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여름을 (인하 시점으로) 기다릴 수 있지만,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며 “금리를 너무 일찍 낮추는 실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2022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총 10회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와 멀다는 이유로 긴축 유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ECB의 경고에도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살피는 중이다. 블룸버그가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들은 올해 ECB가 금리를 4회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을 시작으로 9월과 10월, 12월에 각각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4회 인하는 지난달 설문에서 제시한 3회 인하보다 늘어난 수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전망한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이 제시한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2.3%다. 지난달 설문보다 0.3%p 하향된 것이다.
다만 2025년에도 상승률은 2.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전문가들도 인플레이션이 극적으로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CB가 4월부터 6회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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