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중국 국내 증시에 해외 자금이 유입되지 않자 해외에서 직접 투자받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16일 중국 증권 매체 둥화순차이징에 따르면 15일 기준 올해 15곳 기업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로부터 해외 상장 승인을 받았으며 심사 대기 중인 기업도 91곳에 달한다. 이 중 70%는 홍콩에, 30%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총 72곳 기업이 해외 상장을 승인받았다는 점으로 비춰볼 때 올해 들어 승인 신청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심사 속도 역시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팡싱하이 증감위 부주석은 “해외 상장 심사가 눈에 띄게 빨라졌고, 이는 해외상장제도가 개선된 영향”이라며 “중국이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 세계적인 발전을 매우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증감위는 인민은행, 금융감독총국과 함께 ‘민간 경제 발전을 위한 금융 지원 강화 조치에 관한 공지’를 발표했다. 민간 기업이 해외 상장을 통해 해외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 10일에는 중국상장기업협회 해외상장기업분회도 정식으로 설립됐다. 바이두, 알리바바, 징둥, 리샹자동차 등 74곳 기업이 분회 집행위원회를 맡아 해외 상장 중국 기업이 국제 증권·금융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상장 승인을 신청한 기업들의 종사 분야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 우주, 등 신사업을 비롯해 제조업, 음식료, 의류 등 다양하다. 모금 목표 역시 최대 5억2000만 달러에서 최소 수백만 달러까지 광범위하다.
시장은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왕훙잉 홍콩 금융파생상품투자연구원 원장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고, 시장의 평가 수준이 비교적 높은 상태”라며 “높은 주가수익률은 기업이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 중국 기업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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