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차량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아파트 단지 출입구를 가로막은 운전자가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온라인상에서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 출입구를 가로막고 세워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모습이 공개됐다. 해당 아파트 거주민으로 추정되는 글쓴이 A씨는 SUV 한 대가 아파트 진입로 차단기를 막고 선 사진을 올리면서 “차주가 경차 자리 2자리를 차지하고 주차를 해서 경비원이 여러 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 계속 동일하게 주차해 주차위반스티커를 붙였더니 벌어진 일”이라고 적었다.
A씨는 “차주에게 전화하니 10시에 차를 뺄 테니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입주민등이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사유지라 어쩔 수 없다며 기다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행법상 아파트 내 이동로나 주차장은 사유지에 해당한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주차 금지 구역에 차를 댈 경우 경찰관이나 시·군 공무원이 차량 이동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없다. 주차와 관련된 법은 도로교통법의 불법 주차, 주차장법에 따른 주차행위 제한, 자동차 관리법에 따른 방치차량 조치, 형법의 일반교통방해 등 4개다.
자동차 관리법은 차량을 다른 사람 땅에 방치할 경우 절차를 거쳐서 해당 차량에 대해 폐차 요청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방치’로 인정되려면 2개월 이상 방치돼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로서는 당장의 불편을 해소할 수 없다. 또 형법의 일반교통방해 또한 ‘육로교통 방해’가 처벌 대상으로 아파트 주차장과 이동로 등이 육로에 해당하는지가 애매해다.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20대 국회에서 타인의 토지 등에 무단으로 주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1대 국회에서도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용자의 안전과 진·출입을 저해하는 자동차에 대해 주차장 관리자가 직접 주차 방법을 변경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차장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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