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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경제 불안·고물가 위험에도 정부 ‘민생’ 택했다 [설 민생대책]

데일리안 조회수  

정부, 설 명절 앞두고 ‘민생안정대책’ 발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39조원 자금 공급

840억원 투입해 농산물 할인도 확대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민생 살리기 시급”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정부가 물가 상승 위험에도 민생을 택했다.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물가 인하를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당국이 고금리, 내수 침체 등으로 서민층 어려움이 계속되자 명절을 맞아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설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 걱정은 덜고 활력은 더하는 설 명절’이란 정책 목표 아래 ▲성수품 물가안정 ▲민생지원 및 격차해소 ▲명절 연휴 대책 ▲국내 관광 활성화 4대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역대 설 명절 최대 규모인 840억원을 투입해 농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독려한다. 취약계층 전기요금 인상분 납부 유예, 소상공인 이자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자금 공급, 하도급 대금 조기 지급, 숙박 할인권 20만 장 배포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 이번 대책을 내놓으면서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로선 여전히 3%대를 웃도는 소비자물가의 부담을 뒤로하고 정책을 내놓았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초 5%에서 출발한 소비자물가가 3%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근원물가도 2%대에 진입했다”면서도 “다만 국제유가 상승, 이상기후 등 영향으로 물가 변동성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직후부터 고물가에 시달렸다. 당시 전월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를 웃돌아 최고 6.3%(2022년 7월)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임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불가피하게 재정 투입을 확대한 영향이다.

고물가 바통을 넘겨받은 이번 정부는 총력을 다해 물가 잡기에 나섰다. 전임 추경호 부총리는 정책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빵과 우유 등 서민과 밀접한 생활 물가 품목에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물가 관리 담당제’까지 시행했다. 제도 효과 여부를 떠나 정부가 물가 안정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보여준다.

4월 총선 앞두고 재정 지원…일각에선 ‘포퓰리즘’ 비판도

물가에 사실상 ‘올인’해 온 정부가 이번 설 명절을 맞아 재정 지원에 나선 이유는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다. 국제유가 변동성, 이상기후 등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민생 어려움이 계속되자 서민층 추가 지원을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건설업계 연쇄 부도 위기와 확산하는 전쟁 여파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그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생계비 부담 등으로 취약계층과 영세 소상공인 등 민생 어려움이 계속되는 모습”이라며 “명절을 맞아 민생 안정에 범부처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명절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약 40만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3000억원 규모 대출이자 환급 방안이 대표적이다.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20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이나, 5000억원으로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추진하는 것도 ‘포퓰리즘’으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카드를 꺼낸 점이나, 지난 4일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하지 않기로 한 결정 등은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서민층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은 역대 모든 정부에서 해오던 일”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이란 이유만으로 정부 정책을 모두 포퓰리즘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시해 온 이번 정부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불가피하게 서민층 지원에 나섰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며 “정부 정책이 상반기에 지원이 집중되는 것도 경기 부양과 자금 유동성을 키우기 위한 재정 정책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는 모든 국민이 따뜻한 설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에 중점을 두고 설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했다”며 “민생회복이라면 뭐든 다해보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올해 경제정책방향과 연두 업무보고 등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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