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라스베이거스(미국)=오소영 기자] LG전자가 빠르면 내년 상용화된 확장현실(XR) 기기를 내놓는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XR 시장에 본격 가세하기 위함이다.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담은 ‘알파블’ 적용을 위해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을 추진한다. XR과 전장을 필두로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의 현대차 부스 방문 직후 기자와 만나 “XR 기기를 빠르면 내년, 늦어도 2년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서 XR 기기 개발을 모색했다. 개발에 진전을 보이면서 올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내 ‘XR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조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개발 속도를 올리고자 (HE)사업본부로 (XR 사업을) 이전했다”고 설명했었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초기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았지만 잠깐이었다. XR 기기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다. 글로벌 XR 시장의 1·2위인 메타와 소니가 각각 ‘퀘스트3’ ‘플레이스테이션VR2’를 선보였으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애플은 오는 19일부터 XR 헤드셋 ‘비전프로’의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 출하량은 40만 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XR 기기 개발에 구글, 퀄컴과 협력하고 있다. 퀄컴이 XR 기기용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공개하며 신제품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6’와 함께 XR 기기를 선보일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LG전자까지 나서며 XR 시장은 다시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XR 시장은 2022년 415억6000만 달러(약 55조원)에서 2030년 8593억5000만 달러(약 1100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XR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알파블’도 LG의 미래 먹거리다. 알파블은 차량에서 탑승자의 경험을 한층 가치있게 만들어 줄 솔루션이다. 차량은 탑승자의 심장박동과 혈압을 체크해 내부를 최적의 공기 상태로 만든다. 게임용 조이스틱과 영화를 볼 수 있는 올레드 스크린도 있어 이동수단이던 차량이 취미 공간으로 변신한다. 알파블은 LG가 제안하는 미래 자동차의 모습으로 이번 CES에서 화제를 모았다.
조 사장은 알파블 도입을 논의 중인 완성차 고객사가 있는지에 대해 “아직 없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자동차 업체들과의 미팅 사실은 긍정했다. 조 사장은 “이번에 이야기를 하고 컨펌이 나면 수주가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해외 영업 확대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조 사장은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5%인데 2030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하기 힘들지만 해외에서는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해외에서 판매를 늘려 2030년 연매출 1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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