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성질 변형 차단해 근본적으로 치료 가능”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미숙아나 당뇨 환자에게 발생하는 망막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15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강병헌 교수팀과 경북대병원 박동호 교수팀이 망막 안에서 산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허혈성 망막병증인 미숙아망막병증과 당뇨망막병증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술은 질병의 근원적 원인인 미토콘드리아의 성질 변형을 차단하는 것이다.
기존 치료 방법보다 다양한 대상에게 적용할 수 있고, 점안 형태의 약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망막질환은 망막조직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혈관을 생성하는 인자가 과하게 만들어지면서 망막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이 원인이다.
한 번 발병하면 증상을 늦출 수 있지만 원상 복귀는 어렵다.
연구팀은 혈관 생성 인자가 과하게 만들어지는 것은 미토콘드리아의 성질이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망막병증이 발생한 세포 조직에는 TRAP1이라는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변화시키는데, TRAP1을 억제하면 망막병증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를 조절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전사 인자인 히프원알파(HIF1α)를 조절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유전자 발현을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것이다.
기존 치료제는 효과가 우수하지만 한정적인 대상만 치료할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려웠고, 한두 달에 한 번씩 눈에 주사도 맞아야 한다.
반면 연구팀은 개발한 물질을 생체투과력을 높인 점안 형태의 약물로 만들어 여러 대상에게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제1저자인 생명과학과 김소연 연구원은 “기존 치료제가 질병의 진행을 막는 수준이었다면, 개발된 물질은 혈관 생성 인자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 혈관의 정상화까지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물질은 UNIST 교원창업기업 스마틴바이오에서 개발 중이며, 현재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돼 12일 출판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신약 R&D 생태계 구축연구 지원으로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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