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AI폰 공개가 임박하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더블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연다는 상징적 의미도 큰 데다, 반도체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만큼 신제품 흥행 여부가 삼성전자 실적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전 세계 첫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실시간 통역 통화 외에 생성형AI를 통한 사진편집, 문서요약 기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선보이는 갤럭시 S24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글로벌 첫 AI 스마트폰으로 업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앞서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폼팩터 시대를 연 것과 같이 AI폰 시대를 열게 됐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이런 상징성 외에도 이번 언팩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반도체(DS)부문의 부족한 실적을 모바일 사업이 메꿔야 하는 데다, 경쟁사와의 점유율 경쟁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및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반도체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한동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다. 이에 삼성전자의 실적은 모바일 사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모바일 부문 잠정 매출액은 각각 67조9910억원, 112조388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2년 각각 105조140억원, 120조8200억원이었던 실적과 비교하면 모바일은 전년 대비 4.0% 감소로 비슷한 성적이지만, 반도체는 37.2%가량 급감이 예상된다.
최근 들어 반도체 업황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 시점은 불투명한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번에 선보이는 갤럭시 S24의 흥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경쟁도 삼성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가 20%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16%로 2위에 올랐다. 갤럭시 A·M 등 중저가 모델이 흥행한 덕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만 따로 떼어서 보면 결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71%에 육박한다. 2022년 75%에서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점유율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2년 16%에서 지난해 1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 관계를 고려해 이번 언팩 시점도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행사는 작년 대비 보름 정도 앞당겨 열린다. 특히 애플이 올해 하반기 자체 개발 AI를 탑재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빠른 출시로 상반기 AI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본격적인 AI폰 개화기를 맞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주춤하겠으나 프리미엄 시장은 전년 대비 6% 성장해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프리미엄 부문은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25%, 매출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삼성,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온디바이스 AI 폰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AI폰 출하량은 2027년 5억대 규모로 지난해 4700만대 대비 약 11배 늘어나고, AI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같은 기간 1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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