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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로 쏠린 은행권 제휴…중ㆍ소형 핀테크 외면 한계

이투데이 조회수  


대출 비교 플랫폼 핀테크 업체 입점 은행 양극화 뚜렷
빅테크 ‘네.카.토’에는 시중은행 대부분 들어선 상태
반면 중소형 핀테크업체들은 일부만 제휴
빅테크 쏠림현상 더욱 심화될 수도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가 개시된 가운데 시행 초반부터 금리가 낮은 금융사로의 갈아타기가 활발하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워 공세에 나선 상태다. 대출비교 플랫폼을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도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일부 빅테크 플랫폼업체에 은행권 입점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이달 9일 개시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신규 주담대 신청을 완료한 차주가 12일 기준 총 5657명이라고 밝혔다. 대출 신청이 완료된 신규 대출의 전체 규모는 1조307억 원이다. 주담대 갈아타기의 경우, 차주가 갈아탈 대출을 신청한 후 해당 금융회사에서 약 2~7영업일 간 대출 심사를 진행한다.

실제 대출 이동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테크인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은 일찌감치 고객 유치 준비를 마친 상태다.

토스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케이뱅크, 부산은행 등과 제휴를 맺었다. 다음 달 내 10개 이상의 제휴사 보유를 목표로 현재 시중은행 1곳, 지방은행 2곳과 추가 제휴를 타진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1금융권 9곳과 협력을 구축했다. 네이버페이 역시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과 손을 잡았다. 반면, 핀크는 현재 1금융권 중에서는 하나은행, SC제일은행과 제휴를 맺은 상태다. 뱅크샐러드도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대구은행만 입점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일부 점유율 상위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로 업체별 온도차가 극명했다.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은행권이) 협업에 소극적이라는 느낌은 없었다”고 한 반면, 중ㆍ소형 핀테크 기업들은 “(제휴를 요청했을 때) ‘주담대 대환대출의 경우, 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은행도 있다”며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빅테크 쏠림 현상은 앞서 지난해 5월 말 ‘신용대출 갈아타기’ 때도 발생했다. 서비스 출시 당시, 5대 은행이 모두 입점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했다. 한 중ㆍ소형 핀테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 당시) 시중은행은 빅테크 플랫폼 한두 곳에 한정된 상품을 제공해 고객이 비교할 수 있는 상품 수가 제한적이었다”고 답했다. 이는 서비스 이용자 수의 차이로 이어졌다. 빅테크 A사의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대출한도를 조회한 수는 월 평균 약 10만 건인 반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핀테크 B사는 5500건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주담대 시장을 쥐고 있고, 금리 경쟁력이 있는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대출비교 플랫폼 제휴에 나서야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대출이자를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면 플랫폼 자체의 활성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5대 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주담대 잔액이 529조8922억 원으로, 5대 은행 전체 가계대출의 76.5%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 5대 은행이 모두 입점한 플랫폼은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빅테크로 치우치는 현상이 완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은행권 제휴 속도가 신용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더딘 건 사실”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규모에 상관없이) 제휴 은행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이 대출비교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상품을 제공할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중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국민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은행에 입점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메시지를 금융당국이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환대출 성공을 위해서는 은행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오픈뱅킹처럼 모든 업권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며 “대출도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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