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너시스템 장착돼 크랩·대각선 주행과 회전 가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C) 웨스트홀에 마련된 현대모비스 부스.
‘퍼블릭존’이라고 이름 붙은 시연장 한 귀퉁이에 세워진 차량의 네 바퀴가 갑자기 사선으로 바뀌었다.
차량이 잠시 후 대각선으로 움직이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연장 중간에서 멈춘 차량은 네 바퀴가 다이아몬드 모양이 되더니 갑자기 빙글빙글 돌았다.
시연장을 둘러싼 관중석에서는 휴대전화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관중석을 마주 보고 다시 멈춘 차량의 바퀴들이 다시 차량과 수직을 이루더니 옆으로 주행했다.
“익사이팅”(exciting), “판타스틱”(fantastic)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모빌리티 기업이 모인 웨스트홀에서 현대모비스는 가장 주목받은 부스 중 하나였다.
현대모비스는 ‘움직임의 재정의'(Redefining Movement)라는 주제로 전시장을 꾸미고,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실증차 ‘모비온'(MOBION)을 최초로 공개했다.
모비온은 네 바퀴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e코너시스템에 덕에 이른바 옆으로 가는 ‘크랩’ 주행과 대각선 주행,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또 모비온에는 자율주행 센서와 램프 기술도 탑재됐다.
현대모비스는 전시 기간 관람객들이 모비온에 직접 탑승해 평행 주행이나 제자리 회전, 대각선 주행 등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반응은 뜨거웠다.
매시 정각 진행되는 시연이 끝나면 관람객들은 탑승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현대모비스도 탑승 후 즐거워하는 관람객의 표정을 잡기 위해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천장 모니터에서 중계하기도 했다.
기자도 30여분간을 기다려 모비온의 뒷좌석에 탑승했다.
대각선 주행에서는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차가 360도로 계속해서 도는 체험에서는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했다.
한참을 돌던 차는 탑승구 쪽으로 크랩 주행을 했는데, 좁은 주차장에서 옆으로 가기 위해 일단 앞으로 다시 나와 후진해 진입했던 경험이 생각났다.
앞으로 e코너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이런 경험들은 사라질 듯싶었다.
독일에서 왔다는 한스(28) 씨는 “차가 어떻게 저렇게 움직이는지 신기하다”며 “이 기능이 일반 차에 탑재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주 놀라운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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