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이 장고 끝에 염기훈 감독대행을 신임 사령탑으로 올렸다. 지난해 사상 첫 2부 강등의 수모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다.
수원삼성은 9일 “구단은 K리그1 재진입의 사명을 염기훈 감독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수원삼성은 박경훈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8대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박 단장은 은퇴 후 전남 드래곤즈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FC 감독 등을 역임했고, 최근에는 부산 아이파크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했다.
우여곡절 끝에 단장과 감독의 선임이 이뤄졌지만 팬들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구단 수뇌부를 향한 불신과 주력 선수들의 이탈 때문이다.
애당초 수원 삼성의 팬들은 염기훈 감독의 선임을 반대했다. ‘구단 레전드’ 염기훈에 대한 반발이라기 보다는 프런트를 향한 비판이다. 팬들은 구단의 레전드들로만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리얼 블루’ 정책에 비판하고 있다. 구단 프런트가 비난의 화살을 감독에게 돌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다.
이에 염기훈 감독은 “외부에선 안 보였겠지만, 내부에선 변화가 너무 많아서 바꿔볼 수 있겠다는 믿음이 강했다. 모두가 반대했다. 그러나 이 팀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며 감독 승낙의 이유를 밝혔다.
박경훈 단장 또한 “수원이라는 명가가 강등이 될 것이라는 건 그 누구도 생각 못 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다”면서 “용감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 봤다. 담대히 실행하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변화해야 한다. 과감하게 바뀌겠다”고 전했다.
‘변화’를 꾀하는 수원삼성은 주력선수들의 이탈도 매꿔야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나 ‘매탄소년단’ 출신으로 팀의 간판을 맡던 권창훈이 전북현대모터스로 이적했다. 애매한 입지에 놓였던 베테랑 한석종은 성남FC으로, 고명석은 대구FC로 각각 둥지를 텄다. 공격수 안병준도 부산 이적이 초읽기다.
중원을 책임지고 있던 ‘고드리치’ 고승범도 울산 HD 이적을 앞두고 있다. 리그서 32경기 2득점 1도움을 올린 고승범은 지난 시즌 베스트11에 3번 선정될 정도로 검증된 선수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다면 수원삼성은 K리그2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K리그2는 강등 위험이 없기 때문에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전술을 채택하는 만큼 변수가 많은 리그다.
2020년 강등된 성남도 3시즌째 고전하고 있으며 전남 드래곤즈의 경우 5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했다. 부산아이파크와 경남FC도 번번이 승격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다.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K리그2로 강등된 팀이 승격까지 걸리는 시간은 2.1년이다. 마침 염기훈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도 2년이다.
이번 시즌부터 시작된 염기훈 감독과 수원삼성이 리빌딩으로 승격을 달성할 지 K리그2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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