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새해에만 채권 1조 순매수
지난해 역대급 채권 순매수세 가능성↑
기준금리 인상 종결 기대감에 채권 저점 매수 열풍
전문가 “금리 인하 시점 명확지 않아…채권 투자 한발 물러서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특수채를 사보려는데 이 상품들 괜찮을까요? 채권 선배님들 도와주세요.
듀레이션(잔존만기)은 짧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꾸준히 사 왔는데, 안정성 면에서 지금이라도 국채로 갈아타는 게 나을까요?
연초부터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쓸어 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 저점 매수에 나선 셈이다. 온라인 카페 등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채권 초보’라며 채권 투자 관련 조언을 구하는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 개미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채권을 사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이날 기준 1조16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96억 원)보다 8%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020년(3조8000억 원) △2020년(3조8000억 원) △2021년(4조5675억 원) △2022년(20조6113억 원) △2023년(37조5620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세다. 다만 올해 초부터 채권 열풍이 불면서 이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커졌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개인투자자는 △회사채 2743억 원 △국채 2580억 원 △특수채 2327억 원 △은행채 1782억 원 △기타 금융채 1763억 원 △자산유동화증권(ABS) 1343억 원 △지방채 305억 원 등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이 중 지난해와 비교해 순매수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채권은 비교적 신용등급이 높은 편인 특수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157억 원)보다 147배 넘게 늘었다. 은행채와 ABS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0%, 147% 늘어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데는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내리기 전에 채권을 사두면 긴축 종료 후 금리가 인하될 때 가격이 오른 채권을 팔아 차익을 볼 수 있어서다. 고금리 종결론이 커지면서 현재가 마지막 채권 저점 매수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기점으로 사실상 올해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이날 한은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제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 등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명확지 않은 만큼 섣부른 채권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물가목표치 부합 시기(3분기 중)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6~7월)이라는 두 가지 재료가 충족되는 시점인 7~8월 중 한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며 “채권전략 측면에서 한발 물러서는 시간도 필요하다며, 향후 2~3개월간의 정체 또는 금리 반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한은은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최소 6개월 이상은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비췄다.
장기적 관점에선 채권 투자 매력이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역시 4%대 초반까지 레벨 회복이 가능하다”며 “일시적인 레벨 부담이 완화되면 크레딧 매력도 다시금 높아질 만한 환경은 충분히 조성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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