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 압력의 파급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올해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 11월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국내 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다음은 1월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 등으로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은 실업률이 일시적 요인에 영향받아 높아졌지만, 견조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 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성장 경로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파급영향, IT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지속 등으로 12월 중 3.2%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됐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물가상승률도 지난 11월의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 등으로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대출이 감소하면서 증가 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전환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는 증대됐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다.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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