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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우성민/ 최원영 기자 = LG 컨셉트카 ‘알파블’에 올라 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삼성과 LG에 AI·디스플레이 관련 폭풍 질문을 쏟아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촌동생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만나 ‘수소’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전세계 대기업 총수들과 글로벌 리더, 인플루언서까지 첨단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 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현지시간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지상 최대 IT·가전쇼 ‘CES 2024’가 개막했다. 종일 관람객으로 북적인 행사장은 취재진을 몰고 다니는 글로벌 리더들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CES를 찾은 최태원 회장은 경제계를 리딩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재계 2위 기업 회장으로서, 글로벌 기술 트랜드를 읽고자 하는 열정이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찾은 전시관은 삼성전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찾았다. 양 사는 서로 최고의 반도체 맞수이자 벤치마킹 대상이다. 최 회장이 쏟아내는 질문에 직접 안내에 나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투명 마이크로 LED와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구현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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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거대한 UAM 기체와 함께 임팩트 있게 CES에 데뷔했던 정의선 회장은 더 구체화 된 비전을 담은 AAM(미래항공모빌리티)와 함께 2년만에 현장을 찾았다.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 시장과는 1인용 미래형 모빌리티 차량에 시승하는 등 긴밀히 만나 오랜 대화를 나눴다. 현재 서울시는 물류·교통대란 해결책으로 강남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한강에서부터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UAM 실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CES 개막 전부터 수소를 화두로 던졌던 정 회장은 행사장을 돌며 수소와 관련된 친환경 기술에 크게 관심을 드러냈다. 사촌동생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만났을 때 공통의 관심사도 ‘수소’였다. 정 부회장도 사촌 형의 방문 소식에 일찌감치 마중에 나섰고 수소 밸류체인에 대해 질문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정의선 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다. 삼성 전시관을 찾아선 한종희 부회장의 안내를 받았고 LG에선 전시된 컨셉트카와 전장기술들에 관심을 보였다.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최재원 수석 부회장과 함께 수소연료전지트램을 시승했고 SK 전기차 레이싱영상이 나오는 ‘댄싱카 존’을 관심있게 관람했다. 인텔 자회사인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업체 ‘모빌아이’를 방문해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났고 메르세데스 벤츠 부스에선 신규 운영 체계인 ‘MB.OS’를 관람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AP ‘스냅드래곤’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퀄컴을 둘러보기도 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과 미래 협력에 대해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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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 국내기업 뿐 아니라 구글·인텔·아마존·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 전시관을 관람했다. AI와 로봇이 GS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유통·건설산업에 어떻게 입혀지는 지를 살피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관 직후엔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GS그룹 벤처투자법인 GS퓨처스를 찾아 북미 지역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하기도 했다.
의외의 인물은 가수 지드래곤이다. HD현대 전시관에선 설치된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휠로더를 운전했고 정기선 부회장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화기애애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투명 마이크로 LED와 AI 동반자 로봇 ‘볼리’ 등을 관람했고 지속가능성 존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SK 부스에선 “AI를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찾은 LG전자 부스에서는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LG 알파블’에 직접 탑승해 체험하기도 했다. 패셔니스타인 그는 LG의 스타일러와 슈케이스 등도 유심히 살펴봤다. ‘어떤 부스가 가장 인상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직 둘러보는 중인데 한 군데만 고르면 안 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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