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국 뉴욕증시 상장 3년을 맞는 쿠팡의 주가가 70% 가까이 내린 가운데 ‘서학개미’는 쿠팡 주식을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나스닥닷컴에 따르면 최근 거래일인 지난 4일 쿠팡(CPNG)은 뉴욕 증시에서 15.5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인 주당 35달러와 비교하면 55% 이상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21년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은 당일 장 중 한때 6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상장 당일 종가는 49.25달러로 시가총액이 886억5천만달러, 당시 한화로 약 100조4천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여 종가 기준으로 68%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 4일 기준 시총도 약 281억4천만 달러로 줄었다.
이런 주가 부진에 서학개미의 쿠팡에 대한 투자 열기도 점점 식어가는 모양새다.
상장 당일 국내 투자자는 쿠팡 주식 3천391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로블록스(2천89만달러)와 애플(1천664만달러) 등 유수의 기업을 제치고 당일 해외 주식 일간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쿠팡 주식 매도량은 3만1천453주, 매수량은 2만7천522주로 집계됐다.
결제 금액도 매도액이 51만2천751.98달러로, 44만8천531.71달러인 매수액을 앞질렀다. 6만4천220.27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주가 행보는 쿠팡의 외형적 성장과는 사뭇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쿠팡의 거래액이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5조원,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은 26.4%로 추산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실적인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1% 증가한 61억8천355만 달러(약 8조1천28억원)로 집계됐다. 분기 매출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몸집은 커지는 데 반해 주가가 주춤한 데 대해 증권가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3.6% 상회했으나 영업이익이 38.8% 하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본격적인 대만 시장에서의 확장과 쿠팡이츠 사업 강화 등으로 DO(신사업) 부문의 적자(조정 EBITDA 기준)가 전 분기 대비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하락하며 경쟁 심화와 비용 부담 지속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직구 쇼핑몰 등이 “쿠팡과 같은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온라인 유통 시장의 재편, 경쟁 구도 변화에서 쿠팡이 어떤 식으로 대응·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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