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비싼 망 사용료 등을 이유로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네이버(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와 아프리카TV(대표 정찬용)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전장(9만8800원)보다 8.1% 상승한 10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도 이날 전 거래일(22만6500원) 대비 1.32% 오른 22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6일 트위치가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이후 꾸준한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주가는 트위치의 사업 철수 발표 직전인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66.36% 급등했으며 네이버는 7.75% 상승했다. 특히 아프리카TV는 트위치 팔로워 104만명을 거느린 ‘우왁굳’의 이적 확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8일 15%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아프리카TV와 네이버는 트위치의 한국 사업 철수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트위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16만명인데, 사업 철수 후에는 아프리카TV(189만명)와 네이버 치지직(99만명)으로 분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수익성 확대를 위해 스트리머·이용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기존 아이디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트위치에서 진행한 누적 방송 시간 중 최대 400시간을 인정해 ‘베스트 BJ’ 지원 자격 허들을 낮췄다. 또한 컨텐츠 제작비용과 신인 스트리머를 위한 프로그램도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달 진행한 베타테스트에서 흥행을 거둔 네이버 치지직도 트위치 구독 승계 프로그램인 ‘구독 기간 이어가기’를 제공한다.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트위치에서 활용했던 정보들을 치지직에 추가되도록 했다. 스트리머는 구독자 이모티콘 등의 기능들을 치지직 스튜디오로 연동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트위치에서 팔로우하던 스트리머들을 치지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트위치에서의 구독 기간까지 합산할 수 있다.
양사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은 스트리머들은 플랫폼을 확정 짓고 있다. 우왁굳과 이세계아이돌 등은 아프리카TV로 거처를 옮긴다고 밝혔으며 풍월량, 한동숙, 서새봄 등은 치지직행을 선언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전망도 밝다.
이효진닫기이효진기사 모아보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에 대해 “12월 트위치의 국내 사업 종료 공식화에 더해 트위치 국내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의 아프리카TV행까지 확정되며 지난 한 달간 아프리카TV의 주가는 31% 상승했다”며 “트위치 사업 종료부터 최상위 스트리머 이적까지 이벤트 플레이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2024년 실적 가이드와 시장의 기대치가 균형점을 찾아갈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와이즈앱 기준 4분기 트위치 설치자 중 아프리카TV 동시 이용 비율은 40%며 트위치 사업 종료로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유저는 그 외에 해당하는 60%, 300만명에 해당한다”며 “이 중 절반이 신규 유입된다고 가정할 때 기부경제 매출은 지난해 대비 기부경제 400억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플랫폼 충원과 출시 마케팅 및 신규 스트리머 유입을 위한 계약금·컨텐츠 제작비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1002억원을 예상한다”며 “국내 기대했던 상승 폭을 소화한 시기로 밸류에이션 상승은 글로벌 가시적 성과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네이버 치지직에 대해서는 “네이버의 신규 동영상 플랫폼 ‘치지직’은 12월 첫선을 보였는데, 런칭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와이즈앱 기준 이용자 수는 아프리카TV 수준을 바짝 뒤쫓고 있다”며 “오는 2월 오픈 베타를 통해 현재 소수 스트리머 서비스만 가능한 형태에서 크게 확장되며 정식 런칭은 4월”이라고 했다.
이어 “치지직은 네이버에 ▲단가가 높은 동영상 광고 증가 ▲게임 스트리밍 주요 수요층인 젊은 층 확보 ▲네이버 생태계 내 이용자 광고 타겟팅 고도화 등의 효과들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2월 오픈 베타 후 데이터를 체크한 뒤 관련된 수익 및 비용을 2024년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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