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김아름 기자]”인더스트리얼 메타버스는 현실을 재정의하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회장 겸 CEO가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4의 첫 기조연설(키노트)에서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생물 다양성 확보·기후변화 완화 등 인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산업 메타버스 적용했더니 제조능력 200%↑
롤랜드 부시 회장은 8일(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팔라조 볼룸에서 ‘산업 메타버스와 AI의 개척 및 확산’을 주제로 CES 2024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키노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깜짝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최 회장의 CES 2024 첫 일정으로, SK그룹은 과거 지멘스와 스마트 팩토리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은 인연이 있다
부시 회장은 먼저 “2024년이 인류에게 있어 획기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아주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부시 회장이 말한 ‘큰 변화’는 산업 메타버스의 실용화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메타버스 내에 정밀한 산업 공정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혁신이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부시 회장은 “현실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가 들 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산업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혁신을 가속화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메타버스는 사람과 AI가 실시간으로 합작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과 디지털이 혼합된 공간”이라며 “현실에서는 수 년이 걸리던 문제를 이곳에서는 몇 초 만에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시 회장은 산업 메타버스의 효율을 보여주는 예시로 지멘스의 신규 공장을 들었다. 실제 건설에 들어가기 전 산업 메타버스를 통해 구조를 최적화한 결과, 제조능력이 기존 공장 대비 200% 향상되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는 20%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생성적 AI 등장, 단일 사건으로 가장 큰 변화”
부시 회장이 이번 키노트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생성적 AI’다. 생성적 AI는 이미지 인식, 번역, 대화 등을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AI다. 챗GPT가 대표적인 생성적 AI다.
부시 회장은 “생성적 AI의 등장 이후 암 진단과 치료, 탄소중립과 기술 접근성 향상 등 현실에서의 문제 해결이 더 쉽고 빨라졌다”며 “생성형AI가 예측모델을 만들어 맞춤화·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키노트에 찬조 연설한 맷 우드 AWS 기술 담당 부사장도 “생성적 AI의 등장은 단일 사건으로는 근래 가장 큰 변화”라며 “최초의 웹 브라우저 등장 이후 25년간 웹 기업들이 큰 성장과 혁신을 이뤄냈는데, 생성적AI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멘스는 이번 키노트에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결과도 공개했다. 우선 멘딕스 로우코드 플랫폼을 아마존베드락과 통합하는 등 AWS와의 협업을 강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손잡고 개발자 포털에 챗봇을 도입한다.
소니와 손잡고 선보인 산업용 XR(확장현실) 헤드셋도 눈여겨 볼 만하다. 4K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를 장착한 이 기기는 산업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를 통해 정밀한 3D 디자인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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