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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작년 적자 14조원대 추산…’바닥’ 지났다(종합)

연합뉴스 조회수  

4분기 실적 전망치 밑돌지만 개선 흐름…D램은 흑자 전환 가능성

감산 효과에 업황 회복·적자 축소…올해 영업익 10조원 이상 전망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005930]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지난해 1∼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조단위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도 탄탄해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 경기 침체 장기화에 수요 회복 지연

9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잠정실적을 보면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에 1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 같은 부진은 삼성전자 실적에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사업이 최악의 업황 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낸 영향이 크다.

지난해 DS 부문 영업손실은 1분기 4조5천800억원, 2분기 4조3천600억원, 3분기 3조7천500억원으로 1∼3분기 누적 약 12조7천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잠정실적 발표 후 증권가에서 제시한 작년 4분기 DS 부문 영업손실 추정치는 유진투자증권 1조9천억원, KB증권·미래에셋증권 각 2조2천억원 등이다.

DS 부문의 작년 4분기 적자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적자는 14조원대 정도로 추산된다.

[그래픽]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픽] 삼성전자 실적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바닥을 통과하면서 15년 만에 가장 적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0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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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전방 IT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반도체 사업의 손실이 확대됐다.

인위적 메모리 감산은 없다며 버텨온 삼성전자는 고객사들이 메모리 주문을 줄이고 재고 조정에 나서자 결국 작년 1분기 실적 발표 때 감산을 공식화했다.

그 결과 하반기 들어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과잉 재고가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시황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추세다.

하지만 수요 회복 지연 탓에 실적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03% 줄었다.

전 분기의 2조4천300억원 대비 15.23% 늘며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3조∼4조원대까지 올라간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하고 수요가 개선되는 가운데 선단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스템반도체는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 미흡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 AI 중심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

그래도 반도체 적자가 줄며 실적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은 분기별로 지난해 1분기 6천400억원, 2분기 6천700억원, 3분기 2조4천300억원, 4분기 2조8천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DS 부문 분기 영업손실 역시 4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축소됐으며, 올해 1분기나 2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하면서 DS 부문 적자 폭은 완만하게 줄고 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 부문은 4분기에 흑자로 전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하회한 4분기 실적에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은 4분기부터 개선 추세가 시작됐다”며 “4분기 D램·낸드 출하량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작년 연말 재고가 연초 대비 50% 이상 축소되어 재고 부담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업체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 2년 넘게 하락했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PC용 D램과 메모리카드·USB용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로 정상화된 가운데 올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업황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분위기에서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연간 DS 영업이익 전망치는 미래에셋증권 9조9천억원, 유진투자증권 12조4천억원, KB증권 14조3천억원 등이다.

삼성전자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삼성전자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모바일 일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재고 축적 수요가 맞물려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는 중”이라며 “전방산업 회복에 따른 가동률 회복과 일반 메모리 수요 증가는 삼성전자에 하반기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DR5와 HBM 등 AI 시대에 필수인 차세대 고성능 D램의 수요 증가도 실적 개선에 호재다.

특히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HBM은 AI 시장 확대와 함께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서버 대신 기기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도 팽창기에 접어들며 고용량·고성능 낸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올해 HBM3E, DDR5, LPDDR5X 등 AI용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기술 리더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ric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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