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지역 빌라 거래가 역대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완화된 강남구 등에서도 거래량이 주춤한 상황으로 ‘빌라 수난시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2만2398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3만2865건)보다 31.8% 감소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06년 해당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적었던 2012년 2만8771건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 기록이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전세사기 우려로 인한 빌라 이미지 악화,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심화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인 탓으로 분석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빌라 전세 사기 사건 등으로 인해 ‘빌라에 들어가면 보증금을 못 돌려 받는다’는 이미지가 생겼고, 세를 줘야 하는 집주인 또한 곤란해졌다”라며 “수요가 줄어드니 공급도 줄어들고 거래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전셋값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일 때만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보증금을 낮춰서 받게 됐고 빌라 투자 매력은 감소했다. 빌라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투자를 위해 매매를 하는 수요도 있는데,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분담금이 올라가고 사업 더뎌지는 등의 악재도 빌라 거래를 기피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다 보니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1월 7일 기준)에 따르면 11월 강남구 빌라 매매량은 37건에 그쳤다. 앞서 8월 58건, 9월은 55건, 10월 40건 등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다. 앞서 강남구 대치‧청담‧삼성동 등은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2020년 6월 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거래량 감소와 주민 반발 등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 유형은 허가 없이 거래를 가능하도록 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빌라 매매가 가능해졌지만 문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공사비 인상 등으로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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