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S 전시장 미리 가보니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오늘 일정이 뭐지?” “결혼기념일을 잊지 마세요.” “아, 꽃집에서 꽃을 사야겠네. 근데 내 휴대폰은 어디에 있지? 볼리! 꽃집에 전화 좀 걸어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삼성전자 전시장.
취재진의 관심은 단연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깜짝 공개된 AI 반려로봇 ‘볼리’에 쏠렸다.
전시장에서는 직원들이 볼리의 시연을 위한 상황극 준비에 한창이었다. 한 직원은 “볼리가 인공지능(AI) 학습 중이어서 지금은 시연이 어렵다”며 “잠시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4년 만에 선보인 노란 공 모양의 볼리는 한 마디로 ‘집사’다.
이날 시연에서도 볼리는 주인을 대신해 꽃집에 전화를 걸어주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 리스트를 벽면에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핑거푸드 레시피를 보여줘”라는 주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듯 연기자가 2번 정도 같은 말을 더 반복한 뒤에야 주방 벽면에 레시피 영상을 띄우는 등 아직은 ‘초보 집사’ 모습도 엿보였다.
공교롭게도 LG전자가 이번 CES에 앞서 공개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와 기능이 유사한 탓에 그다지 혁신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냉장고를 뒤지거나 스케줄을 확인하는 등 다소 귀찮은 일을 대신 해주는 모습을 보니 상용화되면 꽤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전시에서 AI가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는 삼성의 AI와 스마트싱스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구현했다. 미디어 파사드 아래에 있는 도시의 모습은 “삼성이 가진 신제품 솔루션으로 삼성이 지향하는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를 담았다.
전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가능성과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나마 올해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기반으로 테슬라와의 협업을 소개하는 등 ‘초연결 경험’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던 작년보다는 한 단계 더 구체화된 모습도 엿보였다.
전날 ‘삼성 퍼스트룩 2024’를 통해 투명 마이크로 LED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해 화제가 된 데 이어 본 전시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이 소개됐다. 마이크로 LED의 경우 투명 마이크로 LED를 전시함과 동시에 마이크로 LED 공정을 미니어처로 구현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AI 기반 비스포크 가전도 나란히 자리했다.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으로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의 입출고 순간을 촬영해 보관 음식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를 비롯해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비스포크 AI 콤보’ 등도 전시됐다.
이미 국내에는 출시된 갤럭시 북4 시리즈도 글로벌 무대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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