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수장도 나란히 출동…삼성 “아이 엠 파인 큐” vs LG “고객가치 창출”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첨단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양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같은 시간대에 미디어 대상 행사를 열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호텔에서 미디어 대상 사전 부스 투어를 열고 3세대 퀀텀닷(QD)-OLED로 업그레이드된 TV용 패널을 선보였다.
최대 밝기가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3천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 이상으로 전년 대비 약 50% 향상됐다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자발광 모니터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픽셀 밀도와 UHD 해상도를 구현한 31.5형 UHD QD-OLED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화소 밀도를 140PPI(인치당 픽셀수)까지 끌어올렸다. 주사율은 240헤르츠(㎐)까지 지원한다.
전시장에는 자사 QD-OLED 패널의 화질을 강조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 패널로 추정되는 OLED 패널을 함께 비교 전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작년에 나온 고사양의 OLED와 비교해 (자사 제품이) 더 화사하고 밝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화소 밀도를 160PPI까지 높이는 기술 개발을 올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안팎으로 360도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In&Out) 폴더블’ 기술이 적용된 ‘인앤아웃 플립’과 플립형 폴더블폰 옆면에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플렉스 라이플’ 등도 처음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화질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기술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한 83인치 OLED TV 패널을 처음 선보였다.
화질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휘도(화면 밝기)를 약 42% 향상시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휘도 3천니트를 달성했다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투명 OLED를 양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전시장 한쪽에 투명 OLED 풀 라인업을 활용, 투명 키오스크와 신발 진열대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전날 공개한 투명 마이크로 LED에 대해서는 양산시 비용 문제를 에둘러 꼬집었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전무)은 브리핑에서 “비용을 추가 지불하면서 휘도를 올릴지는 고민”이라며 “비용을 올리면 제품은 좋아지지만, 그만큼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이익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소비자에게 가장 최적의 가치를 드릴 수 있는 만큼 원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에 맞는 휘도 목표는 현재까지 3천니트”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나란히 부스 투어에 앞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히며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사업의 본질은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쪽에 집중해서 회사를 재무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고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종이에 IT, 오토모티브,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폴더블, QD-OLED 등의 앞 자를 따 ‘아이 엠 파인 큐'(I AM Fine Q!)라고 적은 뒤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올해 사업도 ‘아이 엠 파인 큐’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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