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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3개 분기 연속 상승 곡선을 유지하면서 반등 신호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4조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도체(DS) 부문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D램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10조 원대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로 출시될 갤럭시 S23은 스마트폰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서 쌍끌이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30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9일 내놓은 잠정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3조 7441억 원이었지만 실제 잠정치는 이보다 1조 원 낮은 2조 8000억 원에 그쳤다. 예상보다 낮은 실적에 주가 또한 전날보다 2.35% 하락한 7만 4700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은 글로벌 TV·가전 수요 부진이 이어진데다 지난해 꾸준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쳤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한 결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또한 첨단 메모리 제품의 뚜렷한 상승 신호에도 불구하고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등 구형 제품의 재고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 단위 적자가 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에 대한 기류를 확실히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반등의 확실한 신호는 반도체 시장에서 읽을 수 있다. 4분기에 적자 규모를 조 단위로 줄인 DS부문은 올해 흑자 전환과 함께 본격적인 업황 상승 국면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DS부문의 영업 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조 5800억 원에서 분기마다 줄어 4분기에는 2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에 적자 폭을 더욱 줄인 뒤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이 지난해 4분기에 1조 원 안팎의 흑자로 전환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적극적인 감산 효과로 메모리 가격은 확연한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모바일 D램과 HBM·CXL 등 고부가·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최대 1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회복세가 비교적 더딘 낸드 또한 재고 소진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올해 안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출하와 가격의 절충으로 단기 수익성 회복이 다소 더뎠지만 감산 지속과 출하 확대로 재고 건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메모리는 출하 가이던스(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AI를 탑재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인 갤럭시 S24 신제품 출시로 새로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MX부문이 올해 1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DS부문과 함께 실적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15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SDC)와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사업에서 꾸준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하만 등 자회사 또한 탄탄하게 뒤를 받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올해 대비 다섯 배 가량 증가한 35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본격적인 반도체 업턴(상승 추세)에 올라타면서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49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계절 효과 및 반도체 부문의 적자 축소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이 일부 개선되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4분기까지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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