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잔액 610.4억달러
달러값 따라 분주했던 환테크족
달러 약세 전망에 서둘러 달러 팔아
美 금리인하‧CPI 발표 등 변수
지난해 말 1280원대까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자 서둘러 달러를 팔아치운 ‘환테크(환율과 재테크)족’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저물고 있다는 전망이 무색하게 새해부터 달러가 급격히 오르고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5일 기준 610억4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629억2900만 달러)로부터 5일 만에 18억8600만 달러가 빠졌다.
달러예금 잔액은 11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말 잔액은 629억2900만 달러로 전월(635억1100만 달러) 대비 0.92%(5억8200만 달러) 줄었다. 연말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미국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예금 가입자들은 달러를 재빨리 팔아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달러예금 잔액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1월 695억4300만 달러로 시작했던 달러예금 잔액은 4월 580억800만 달러로 내려왔다가 5월 602억2900만 달러, 6월 586억800만 달러로 600억 달러대를 널뛰었다.
지난해 유독 컸던 달러 변동성에 맞춰 가입자들이 사고팔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2일 1261.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0월 4일에는 1363.5원까지 올랐다가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11월에는 환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연초에도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주춤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6원)보다 0.3원 내린 1315.7원에 마감했다.
올해에만 30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 1288원에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300.4원으로 오르더니 △3일 1304.8원 △4일 1310원 △5일 1315.4원 등으로 상승세다.
다만 줄줄이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 경기 냉각 신호가 발견되면서 이달 중 원·달러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1월 원·달러 예상 범위를 1260~1310원으로 제시하며 “모멘텀을 상실했던 연말 장세를 뒤로하고 다시 거래량이 증가해, 달러화 저가 매수세 유입이 가능했다”면서 “향후 금리와 관련해 시장과 연준의 시각차가 좁혀지는 과정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월 말 환율이 1295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인 책임연구원은 “올해 2분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달러당 원화값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250원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오연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나타난 달러화의 절대적 우위는 잠잠해질 것”이라면서 “국가 간 상대적인 통화정책 차이, 성장 격차 등에 주목하면서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살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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