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매그니피센트 7(애플·아마존닷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테슬라·엔비디아)’ 주식이 일제히 상승하며 뒤늦은 반등을 알렸다.
다만, 월가에서는 지난해 대형 기술주들이 큰 폭의 주가 상승 곡선을 그린 탓에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위치하는 등 부담스러운 구간에 진입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각에서는 매도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9일 미국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매그니피센트7를 구성하는 전 종목의 주가가 올해 처음 동반 상승 마감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이날 하루에만 6.43%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정규 장 종료 후 열리는 애프터 마켓에서도 0.86% 추가 상승해 527.00달러(한화 약 69만1846원)에 모든 거래를 끝냈다.
신제품 공개에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엔비디아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AI 기반의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40 슈퍼 시리즈’ 3종(RTX 4080 슈퍼·RTX 4070 Ti 슈퍼·RTX 4070 슈퍼)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한 제품 모두 이달 말부터 999달러(RTX 4080 슈퍼), 799달러(RTX 4070 Ti SUPER), 599달러(RTX 4070 슈퍼)에 판매될 것이라는 소식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반등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504.05달러(지난해 11월20일)를 넘어섰다.
엔비디아에 이어 아마존닷컴도 직전 장 대비 2.66% 오른 149.10달러(약 19만5678원)에,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클래스A) 주가도 2.42%, 2.29% 뛴 185.56달러(약 24만3528원), 138.84달러(약 18만221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도 각각 1.91%, 1.89%, 1.25% 상승한 358.66달러(약 47만813원), 374.69달러(약 49만1856원), 240.45달러(약 31만5638원)로 장을 마치며 이름 값을 해냈다.
개별 종목 이슈도 있었지만 기술주 전반의 주가 상승 동력이 된 재료는 금리다. 이날 시장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 중 한 때 올해 최저치인 3.965%까지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지지했다.
매그니피센트 7이란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7개 대형 기술주를 아우르는 용어로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투자전략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2021년 강세장을 이끈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닷컴·넷플릭스·구글)의 바통을 이어받았고 볼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매그니피센트7 주식을 다수 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인 이달 5일 기준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 내 매그니피센트7 구성 종목 중 6개 종목이 포진해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 연말에 비해 비중을 소폭 축소하긴 했지만 테슬라 주식을 128억5248만 달러(약 16조8971억원)로 가장 많이 들고 있고 애플과 엔비디아 또한 47억4453만 달러(약 6조2376억원), 43억2159만 달러(약 5조6816억원) 규모로 보유해 2~3위에 위치해 있다. 보관액 26억5610만 달러(약 3조4928억원)의 마이크로소프트가 4위, 19억7508만 달러(약 2조5983억원), 13억8955만 달러(약 1조8272억원)의 알파벳과 아마존닷컴은 나란히 6~7위에 랭크해 있다.
월가에서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랠리를 이어오면서 주가 수준이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연간 기준 주가 상승률은 엔비디아 235%, 메타플랫폼스 178%, 테슬라 106%, 아마존닷컴 79%, 애플 52%, 알페벳 50% 등을 기록한 바 있다.
CNBC 방송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최근 방송에서 “매그니피센트7 주식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점점 식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들이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귀재로 유명한 로저스홀딩스 회장 짐 로저스도 최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아직 매도할 시기는 오지 않았다”면서도 “주식시장이 상승장 후반부에 다다르면 매도 대상으로 가장 적절한 종목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종목들(매그니피센트7)의 지난해 성과는 매우 준수했고 매우 비싼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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