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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은행 LTV 담합 제재 촉각…관건은 ‘정보교환 위법성’ [금융이슈 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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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은행 LTV 담합 제재 촉각…관건은 ‘정보교환 위법성’ [금융이슈 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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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혐의와 관련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들 은행이 LTV 관련 정보를 주고받아 LTV 상향을 제한했다고 본 것이다. 정보교환 합의가 실제로 시장 경쟁을 제한했는지 등 위법성을 입증하는 게 제재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LTV 정보교환이 대출 한도 등 거래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4대 시중은행에 공정거래법상 부당공동행위(담합) 위반 혐의 관련 심사 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 보고서에는 이들 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담보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거래조건을 담합하고 부당 이득을 취득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물건별 LTV 대출에 필요한 세부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유리한 대출 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합의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거래법 제40조제1항제9호는 사업자 간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합의하는 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 그 합의를 금지하고 있다.

LTV는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줄 때 주택 가격 대비 최대 어느 정도까지 돈을 빌려줄지 정해놓은 비율을 말한다. LTV가 높을수록 소비자가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 은행은 아파트·토지·공장·오피스텔 등 부동산 종류와 각 시·군·구별로 LTV를 다르게 매긴다. 이에 따라 은행별 LTV는 6000~7500여 개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1년에 2번, 신한·우리·하나은행은 1년에 1번 지역과 부동산 종류별로 LTV를 설정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LTV 산정 시기가 되면 서로 관련 자료를 공유해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고 봤다. 이 같은 정보교환이 결과적으로 대출액을 낮추고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이번 사건의 조사는 지난해 2월 윤석열닫기

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금융·통신 분야의 과점 폐해를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윤 대통령은 “금융·통신 분야는 민간 부문에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소비자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예대마진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NH농협 등 6대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해 대출 업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 대한 추가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계자 조사를 진행한 뒤 시장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담보대출 거래조건 담합 행위가 수년간 지속됐다고 보고 해당 은행들에 대한 제재 의견을 담아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이번 제재안은 은행들이 정보교환으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재안이 확정되면 2021년 12월 정보교환 합의만으로도 담합에 해당될 수 있다는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이후 최초 사례가 나오게 된다.

▲사업자 간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1-33호)

▲사업자 간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1-33호)

▲사업자 간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1-33호)

KB·신한·하나·우리은행 LTV 담합 제재 촉각…관건은 ‘정보교환 위법성’ [금융이슈 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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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에서 정보교환 합의를 ‘사업자 간 가격, 생산량, 상품·용역의 원가, 출고량, 재고량, 판매량, 상품·용역의 거래조건 또는 대금·대가의 지급조건을 교환하기로 하는 상호 간의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보교환 합의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공정위가 위법성 요건 3가지를 입증해야 제재 대상이 된다. 정보교환 합의가 위법하기 위해서는 정보교환을 하기로 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해당 합의의 실행 결과와 관련해 시장에서의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돼야 한다. 또 경쟁제한효과를 상쇄할만한 효율성 증대 효과가 없어야 한다.

정보교환의 경쟁제한효과는 ▲정보교환 이후 가격 등 경쟁 변수가 유사하게 움직이거나 경쟁 압력의 감소 등이 나타났는지 ▲시장의 집중도, 안정성, 상품의 동질성 ▲행위자들의 시장점유율 ▲교환된 정보의 시제, 공개성, 개별성 ▲정보교환의 기간, 교환 빈도, 교환 주체, 교환 시점 ▲정보교환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심사보고서에는 4대 법인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은행들이 담보대출로 벌어들인 이익을 고려해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조사 초기 공정위가 확인하고자 했던 대출금리나 수수료 관련 담합 의혹은 이번 심사보고서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4대 은행의 의견 등을 수렴한 뒤 제재 여부를 논의할 심의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LTV 정보 교환이 대출 한도 등 거래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실질 이익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은행 대출 부서 담당자들은 담보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타행의 거래조건을 공유하는데, 담보물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례를 보다 폭넓게 분석해 합리적인 조건을 도출하기 위한 업무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각 은행 유관 부서는 LTV 정보 공유가 거래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소명 자료를 준비해 대응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쟁사와 LTV 정보를 공유하는 건 참고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일 뿐 담합은 아니다”라며 “대출금리나 한도 등 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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