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내수 둔화에도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고금리 기조로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경지 부진 완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월 경제동향’을 발표했다.
KDI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반도체 업황 개선을 경기 회복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전년동월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직전년 동월 기저효과와 AI 서버용 수요가 늘면서 42.4% 증가했다.
가동률이 오르고 재고가 줄어든 제조업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1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9%로 소폭 상승했으며 재고율도 10월 120.1%에서 114.3%까지 낮아졌다.
반면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3.3%)과 도소매업(-1.5%)의 부진으로 낮은 1.9% 증가에 그쳤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0.3%를 기록, 직전년 이태원 참사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같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고금리에 따른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설비투자 역시 높은 반도체 재고와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건설추자의 부진도 이어졌다. 11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수주의 영향으로 10월(3.5%)보다 낮은 1.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11월(7.7%)보다 낮은 5.1%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조업일수(-2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7.7%)보다 확대된 14.5% 증가를 나타냈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노동 시장은 서비스업 증가폭이 줄면서 신규 취업자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10월(34만6000명)보다 줄어든 27만7000명에 그쳤다.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세는 완환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품목 전반에서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며 전월(3.3%)보다 낮은 3.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KDI는 같은 달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세 2.8%로 소폭 축소되면서 기조적인 물가상승세가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산물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기상 여건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면서 물가상승세 둔화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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