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333억 1000만달러(약 43조 8061억원)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세계적 경기 둔화, 이스라엘-하마스 무장 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정상 외교, 민‧관 협력 강화 등의 성과로 321개 해외건설 기업이 95개국에서 606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2021년에 전년 대비 감소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2년 310억 달러에 이어 2023년에는 333억 달러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114억 달러, 전체 대비 비중 34.3%), 북미·태평양(103억 달러, 31.0%), 아시아(68억 달러, 20.4%) 순으로 중동 지역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00억 달러(30.0%)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 95억 달러(28.5%), 대만 15억 달러(4.5%) 순이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158억 달러, 47.4%), 건축(121억 달러, 36.5%), 토목(19억 달러 5.7%) 순이었으며, 사업유형별로는 도급사업은 318억 달러(95.6%), 투자개발사업은 전년(10억 2000달러, 3.1%)보다 소폭 증가한 14억 6000달러(4.4%)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정상 외교가 활발했던 중동 지역 수주 회복이 두드러졌다. 2022년 대비 수주액이 24억 1000달러 증가해 지역별 수주 순위가 2위에서 지난해는 1위로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셔틀 정상외교를 통해 공을 들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 8000달러) 및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 7000달러) 등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네옴시티, 원전 등과 같이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화되는 세계 건설시장에서 최고위급 외교를 포함한 민관 협동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65년부터 시작한 실적 집계 이래 최초로 미국은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체(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의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건축 공종의 비중 확대(2022년 27.9% → 2023년 36.5%)로도 이어졌다.
그간 미국 등 선진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우리 건설기업들의 진출이 저조했는데 현지에 진출한 제조업체 공사 등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 수 있게 돼 향후 선진시장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시장의 경우 기존사업 실적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한편, 인력 고용‧하도급 등 사업 수행관련 제도가 복잡해 실적‧경험이 없는 신규 기업의 경우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1단계 PIS펀드(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펀드)가 투자(8000달러)한 미국 텍사스 콘초 태양광 사업의 시공(5억 달러) 수주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정부가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사업 참여 지원을 위해 조성한 정책펀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향후 수주 지원효과 확대가 기대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정상 순방외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세계 각국에서 분투해 준 우리 해외건설 기업인들의 노력이 있어 해외건설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며 “해외건설 진흥은 우리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경제를 견인할 정부의 핵심과제인 만큼 올해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수립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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