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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부동산PF 공포, 증권사 줄타격 우려

이투데이 조회수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우려…우발채무 부담↑
다올투자증권·SK증권 모니터링 대상…하이투자증권 등급전망 하향
태영건설 사태, 증권사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 대비 2% 미만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연합뉴스

태영건설 사태가 복잡해져 가면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에선 PF 부실에 대응할 자금력이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소형급 증권사는 신용등급이 이미 떨어지거나 전망 하향 기로에 놓였다.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우려…우발채무 부담↑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A, 안정적)과 SK증권(A, 부정적)을 신용등급 모니터링 대상으로 올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도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신용등급 ‘A+’를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다올투자증권은 9월 말 기준 우발채무(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분 포함) 규모가 5554억 원(자기 자본 대비 74.4%),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4829억 원(자기자본 대비 64.7%)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후순위 비중(90% 이상)과 브릿지론 비중(30% 내외)을 감안할 때 위험도가 높은 수준이다.

또 부동산 PF 외 사업 부문의 수익 창출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순이익 지표가 개선됐지만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성 지표 개선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의 가능성이 높지 않아 지난해 결산 실적 확인 후 등급전망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2831억 원 규모의 우발채무 부담을 갖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44.8%로 나타났다. 타 증권사 대비 높지 않은 수준이나 지방 생활형숙박시설 분양 사업장의 중·후순위 부동산 금융으로 구성돼 최근 부동산 시장을 감안할 때 회수 불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금리 방향성 변화 가능성은 있으나 경기침체,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할 가능성은 높다”면서 “과거 높은 가격에 집행한 투자·대출 건의 손실 위험이 여전히 높으며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나 기업가치가 회복하더라도 증권사 IB부문 시장 전반 회복에는 역부족”이라고 봤다.

태영건설 사태, 증권사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 대비 2% 미만

한편,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부동산PF 우려가 부각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증권사의 익스포져는 1조1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해당 익스포져를 보유한 증권사는 대부분 대형사(신용보강 및 책임준공 기준 92%)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 대비 태영건설의 비중은 자본 대비 2% 미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부실PF에 대해 시장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부실 기업에 대해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되 질서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유도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선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자산 재평가도 예정돼 있어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중 관련 충당금을 인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태영건설발 시스템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이고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정책당국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개별 기업들을 줄줄이 사탕으로 손대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구조조정은 줄도산이 아니라 자기 책임하에 곪은 부위를 수술하겠다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필요시 도움을 주면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전개 과정이 순탄치 않겠지만 큰 틀에서 시스템적인 교란현상이나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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