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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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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환율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타났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꺾이는 모습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올해 금리를 내리겠으나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만큼 빠르게 큰 폭으로 인하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가 다시 조정되는 과정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은 정책금리가 정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2024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명확히 FOMC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까지 한동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언제부터 금리를 내릴지 구체적인 시기가 특정되지 않으면서 FOMC 의사록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달러화 지수는 상승한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약 20일 만에 장중 4%를 넘기도 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한때 80%를 웃돌았던 3월 FOMC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51.9%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뒷북경제]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환율

시장의 기대가 컸던 것은 지난해 12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 발언 영향으로 보입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양대 책무가 모두 중요한 시점으로 복귀했으며 너무 길게 끄는(hang on too long)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며 “정책금리 수준이 금리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근방에 도달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자 시장에선 점도표상의 올해 금리 인하 폭 0.75%포인트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주요 투자은행(IB) 10곳 가운데선 연준과 같은 폭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1곳(바클레이스)뿐이고 최대 2.0%포인트를 내릴 수 있다고 한 기관(웰스파고)마저 등장했습니다. 첫 금리 인하 시점도 올해 6~12월에서 3~7월로 앞당겨졌습니다.

주목할 것은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관보단 경착륙을 예상한 기관들이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는 겁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요 투자은행의 24년 미 통화정책 전망 주요 내용 및 특징’을 통해 “투자은행 전망에서는 경기침체 여부가 정책금리 인하 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경기침체시엔 금리를 한 차례 이상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의사록 내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경제활동이 느려지기 시작했고 향후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이 많아졌다는 언급 위주일 뿐 본격적인 경기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며 “미 연준이 물가 안정과 고용 둔화 속도를 확인하며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과 FOMC 의사록의 매파적인 내용 사이에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커졌다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에 영향을 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13일 파월 의장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1319.9원에서 1295.4원으로 20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28일 1288원까지 하락했던 환율은 올해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과 5일 1315.4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당분간 기대와 조정이 반복될 때마다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물가 안정이 확인된다면 연준은 실질 기준금리 수준을 조정할 필요성이 높아진다”며 “연준이 2분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이때 나타날 금리 인하는 본격적인 완화 정책이라기보다 긴축 강도를 조절하는 국면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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