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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수요 꿈틀…삼성전기·LG이노텍, 올해 ‘1조 클럽’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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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IT 산업 부진에 지난해 ‘1조 클럽’ 고배 전망

올해는 IT업체 재고 소진 및 모바일 신규·교체 수요로 ‘온풍’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023년 3월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023년 3월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

전자부품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지속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올해 실적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갤럭시 신모델 효과에 힘입어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실적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LG이노텍은 애플향 물량이 늘어나는 하반기부터 이익 증가가 예상돼, 지난해처럼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작년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많게는 4000억원 가량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의 연결 기준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1685억원, 131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10.2%, 29.7% 증가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의 경우, 이 기간 영업이익이 197.1% 급증한 5050억원이 예상된다.

2022년 말에는 수요 절벽에 부딪친 스마트폰, TV, PC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기존 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제품 판매가 저조했지만 작년에는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 업황이 회복돼 부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다만 연간으로 보면 양사 모두 ‘1조원 클럽’ 달성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 예상 영업이익은 6576억원이며 LG이노텍은 막판 뒷심에도 9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21~2022년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올해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녹록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디스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 요인으로 짚었다.

다만 모바일, PC, 전장 등 주 수요 산업 경기가 작년 보다는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면서, 이 시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프리미엄폰과 폴더블폰 수요에 힘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과 견줘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폴더블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삼성 갤럭시 플래그십 신모델부터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돼 MLCC,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의 수혜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메리츠증권은 “온디바이스 AI로 인한 세트단의 스펙 변화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으나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성능 향상, 메모리/PMIC(전력관리반도체) 탑재 확대에 따른 전류량 증가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탑재량 증가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사업부는 MLCC 등을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제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등 크게 3곳으로 나뉜다.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44.3%로 가장 많고, 뒤이어 광학통신솔루션(36.4%), 패키지솔루션(19.3%) 순이다.

모두 스마트폰, PC 등 IT 비중이 높기에 이들 업황에 따라 삼성전기 실적도 영향을 받는다 .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앞당겨 출시할 예정인데다, 중화권에서는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도래해 지난해 보다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장용 수요에서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카메라 분야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 10월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SVM(서라운드뷰모니터)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하게 된다.

향후 삼성전기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같은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2년 43억 달러에서 2027년 89억 달러로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지기판에서도 서버, 네트워크, 전장용 등 하이엔드 제품군을 중심으로 공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고려해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기가 93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애플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애플

LG이노텍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우상향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1조1095억원으로 작년(8506억원, 전망치) 보다 30.4% 많다.

전반적으로 PC, 모바일 산업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애플향 물량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반도체 기판을 만드는 기판소재 사업부, 전기차·자율주행차 부품을 담당하는 전장부품 사업부로 나뉜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광학솔루션 80.7%, 기판소재 7.6%, 전장부품 9.1%로 광학솔루션 사업이 절대적이다.

카메라 모듈 중 대부분은 애플향이다. 아이폰 라인업이 많이 팔릴수록 유리하다. 애플에 대한 LG이노텍의 의존도는 70%대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광학솔루션사업부 4분기 매출은 아이폰15 시리즈 효과로 전년 동기와 견줘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예년 처럼 오는 9월을 목표로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으로, 하반기 LG이노텍 성장세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LG이노텍의 실적이 뚜렷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올해 상·하반기 영업이익 비중이 각각 21%, 79%로 지난해(상반기 20%, 하반기 80%)와 유사한 이익 패턴이 전개될 것으로 진단했다.

BNK투자증권은 “아이폰15 프로맥스 모델에만 적용된 폴디드줌은 올해 프로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변이 없는 한 차세대 모델 엑추에이터 공급망 내에서도 LG이노텍 지배력의 절대 우위가 전망된다”고 했다.

LG이노텍의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모듈’ⓒLG이노텍
LG이노텍의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모듈’ⓒLG이노텍

애플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비중이 절대적인만큼 LG이노텍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이하 FC-BGA) 기판이 대표적으로, 삼성전기에 이어 국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FC-BGA는 PC, 서버, 통신 등 다양한 기기에 필수로 탑재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이다. AI·클라우드·5G 통신 기술 등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 송도에서 열린 ‘KPCA 쇼’에서 LG이노텍은 FC-BGA 기판을 포함한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ackage Substrate)’,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 등 혁신 기판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빌리티 수요를 겨냥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트렌드에도 발 맞춰 올해 CES 무대에서 전장 부품 성능을 제어·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 기술 등의 솔루션도 첫 선을 보인다. 차량 전장부품 하드웨어 개발·생산 뿐 아니라, 차량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장부품의 성능 제어·관리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LG이노텍의 사업 다각화 노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FC-BGA에서는 안정된 수율은 물론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장부품에서도 선행기술이 신규 차량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 있도록 고객사와의 협업을 늘려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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