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들이 지난해 뭉칫돈과 함께 돌아온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 행보를 이어갈지 의견이 분분하다. 추후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 유입이 확인되면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해 첫 장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머니를 열었다. 지난 2일 3570억원가량을 풀며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비중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주식에만 1840억원을 투입하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베팅을 유지했다. 이어진 다음 날 장에서 첫 거래일 순매수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1850억원가량을 처분했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3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4일 장에서도 외국인들은 1150억원 규모로 재차 순매수에 나서며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수급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11조150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2022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25% 가까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11조3320억원 규모를 되사면서 20%가량 오르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선호가 강하지만 외국인 수급 방향성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증시 향배는 결국 외국인 수급에 달렸다는 것이다. 다만, 추세적 유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특히 한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2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은 올해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글로벌 펀드 수급을 봐도 아시아 내에서 대만 다음으로 한국 증시로 유입 중이고 향후 그 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세적인 순매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기·실적 등 펀더멘털 및 통화정책 공백 구간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추후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경우 선택지는 반도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매 분기 실적 성장세가 예상돼 외국인 자금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견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2022년 8월을 저점으로 회복 중”이라며 “제조업 경기 회복, 반도체 업황 바닥 통과, 약달러 압력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이 기간 외국인 주도 장세에서 상대수익률이 동행했던 업종은 철강(이차전지), 반도체, 화학(이차전지)”이라며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 추가 상승 여력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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