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금리 4% 넘는 상품 5개 그쳐
은행채 1년물 금리 하락 영향 커
대기성 자금 ‘요구불예금’ 급증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증가했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36개 중 최고 금리가 4%를 넘는 상품은 5개에 그쳤다. 은행별로 △Sh수협은행(4.25%) △DGB대구은행(4.05%) △전북은행(4.05%) 등으로 첫 거래나 일부 지방은행에 한정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3.50~3.9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4%대를 웃돌았던 금리는 모두 3%대로 내려왔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전월 평균 취급금리는 4.05%,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는 4.03%를 기록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4%대 예금을 찾을 수 없다. 카카오뱅크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는 3.8%, 케이뱅크는 연 3.85%로 나타났다. 지방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6개(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JB전북·제주) 지방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15~4.05%로 집계됐다.
예금 금리가 떨어진 건 준거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1년물·AAA등급) 금리는 2일 기준 3.710%로 지난해 5월16일 연 3.69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예금 의존도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0월 은행채 발행 규제가 풀리면서 은행들은 자금 확보가 원활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4%대 예금이 다시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예금 금리가 오르면 결국 대출 금리도 오르기 때문에 무리하게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자 투자처를 찾는 소비자들은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74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598조7041억 원) 대비 18조439억 원(3.01%)이나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예금 잔액은 868억7369억 원에서 849조2957억 원으로 19조4412억 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내리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장기 예금금리보다 높은 단기 예금상품이나 고금리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을 노려볼 만하다. 현재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은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4.05%로 12개월 만기(4.00%)보다 0.05%포인트(p) 높다.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도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3.61%로 12개월 만기(3.55%)보다 0.06%p 높았다.
수시입출금의 경우 특별판매나 모임·잔돈 모으기 등 재미 요소를 결합해 최대 10%대 금리를 주고 있다. 금리 순으로 나열하면 케이뱅크의 ‘모임비플러스’가 10%로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저금통’이 8%, 케이뱅크 ‘스마트통장xKT’가 5%로 최고 연 4%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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