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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빚폭탄 ‘재깍재깍’…주요 대출 연체액 두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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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의 저금리 시기 한국 경제를 지탱한 ‘부채 경제’가 밑바닥부터 무너지고 있다. 개인의 카드 신규 연체가 1년 사이 두 배로 급증했고 국내 경제를 흔들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각 경제주체가 증가한 빚의 무게를 견디기가 점차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개인과 기업 등 주요 경제주체가 한계로 내몰리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로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PF 위험 급증…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두배 증가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말 현재 캐피탈업권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4.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분기(2.2%) 대비 100퍼센트 급증한 수치다.

다만 아직 캐피탈업권의 재무건전성이 충분해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협회의 분석이다. 협회에 따르면 업권의 총자산 대비 부동산PF 대출 비율은 11.2%였다. 이는 전년 말(12.7%)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유통업계가 은행에 진 빚의 연체도 급증했다.

▲서울의 한 은행에서 대출상담코너가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도·소매업체를 대상으로 낸 대출 중 연체액은 작년 3분기 기준 6096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134.7% 급증한 수치다. ⓒ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도·소매업체를 대상으로 낸 대출 중 연체액은 작년 3분기 기준 6096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134.7% 급증한 수치다. 한해 사이에 연체액이 두 배 넘게 뛰었다.

NH농협은행의 관련 대출 연체액이 2022년 3분기말 584억 원에서 지난해 1517억 원으로 급증했다. 우리은행 연체액은 같은 기간 651억 원에서 1252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나은행(499억 원→1157억 원), 신한은행(547억 원→1113억 원), 국민은행(316억 원→1057억 원)의 도·소매업체 대상 대출 연체액도 두세배가량 급증했다.

시중금리가 올라가면서 업계의 이자 부담이 커져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도·소매업계에 자영업자가 몰린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연체 급증은 한국 내수 경제 밑바닥을 뒤흔드는 위기로 볼 수 있다.

가계주체는 신용카드 상환에도 어려움 겪어

가계주체의 카드빚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4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주요 8개 신용카드사(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의 연체 총액은 작년 3분기말 현재 2조6477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분기말(1조5961억 원) 대비 65.9% 증가한 수치다.

▲8개 신용카드사의 연체액 현황. ⓒ프레시안

이 가운데 1개월 이상 연체액이 같은 기간 1조3398억 원에서 2조516억 원으로 53.1% 증가했다. 1개월 미만 연체총액은 2563억 원에서 5961억 원으로 두배 넘게(132.6%) 급증했다. 1개월 미만 연체총액은 2018년 3분기말(7244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그로 인해 신용카드 사용액의 상환마저 여의치 않은 경제주체가 급증한 결과다.

회수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6개월이상 연체액은 1383억 원에서 2634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90.5%) 급증했다. 당장의 카드대금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는 이와 함께 회수 불가능 연체액도 급증한 것이다.

내수 경기 부진과 고금리 기조로 인해 경제주체가 점차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가한 빚이 점차 실제로 경제주체들의 숨통을 막는 모습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재정 건전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가운데도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4094억 원으로 11월보다 2조238억 원 증가했다. 8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정부, 시중 유동성 지원·연체 이력 삭제도 검토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고 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 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부동산PF 안정을 위해 시장에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유동성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시공사의 채무인수 시점 연장을 요청하는 한편 건설공제조합을 통해서도 유동성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지원이 결국 궁극적으로는 시중에 유동성을 더 키우는 조치인 데다, 건설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조치 아니냐는 비판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고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퍼센트가 넘는 가계부채 비중을 2027년까지 100% 아래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당국은 밝혔다. 가계부채 급증의 핵심 원인인 주택담보대출의 방만한 증가세를 다잡겠다는 목표다. 관련해 다욱은 2027년까지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개인 채무조정에도 당국이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서민금융을 지원하고 대출한도 증액을 연장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회생·파산 신청 시에는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신속면책제도를 전국 지방법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관련해 이날 오후 대통령실도 취약계층의 연체와 관련해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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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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