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세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위기에 직면한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 계획에 대해 “실제 회생을 염두에 둔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진행된 태영건설의 채권단 설명회에서 채권단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SBS와 티와이홀딩스의 지분 매각 및 담보안,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이 자구안에서 빠지면서 ‘맹탕 설명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원장은 4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신년 현안 간담회에서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이해관계자,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인데 지금 태영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기업 자구안이 아닌 총수일가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전날 설명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팽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제공 등 4가지를 제시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원장은 “워크아웃을 위한 첫 시점인 약속이행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채권단의 신뢰가 깨졌다”며 “자기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니고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가 의심을 대주단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일 채권단의 강도 높은 비판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인 이 원장까지 태영건설 회생 노력에 대한 오너가의 진정성을 질타한 것이다.
또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만기된 1485억원 규모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상환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원장은 “외담대가 신용공여 관점에서 금융채권인 건 맞지만 사업을 지속할 때 외담대를 망가뜨리면 자금 융통이 아예 안된다”며 “이를 정리하지 않고는 아주 기초적인 신뢰의 측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원장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1차 채권단 협의회를 앞두고 태영건설이 늦어도 이번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금같은 수준의 자구안을 11일에 내놓고 당일에 동의를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자구안 제출이) 이번 주말을 넘기게 되면 설득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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