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영향 경찰 인력 투입
지지자, 당직자 및 경호 인력 뒤엉켜
韓 “5ㆍ18 헌법수록 적극 찬성”
초록 넥타이 매고 “호남에 진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찾아 “저는, 우리 당은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대구에 이어 광주에서도 의자 위에 올라 인사했다. 대구에서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 넥타이를 맸지만, 광주에서는 초록 넥타이를 매고 호남 표심을 두드렸다.
한 위원장은 2일 오전 광주제일고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탑과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영향으로 경찰 경호가 강화됐다. 광주경찰청 소속 기동대 4개 중대, 약 280여 명의 인력이 동원됐고, 5개 경찰서 정보과 등 경찰 인력도 경호에 나섰다.
이에 한 위원장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유튜버들을 포함한 지지자들과 당직자 및 경호 인력이 뒤엉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5ㆍ18민주묘역을 참배하러 가는 중에는 지지자들이 한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 두어 번 멈춰 섰고, 당직자들은 연신 “비켜주세요”, “다쳐요”를 외쳤다. 일부 유튜버들은 “밀지마”,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면서 싸움이 붙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5ㆍ18민주묘역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고,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헌법 전문에 5ㆍ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 전문에 5ㆍ18 정신이 들어가면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자랑스러워질 것 같다”고 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ㆍ70년대생)인 한 위원장은 “앞선 세대가 청춘과 열정을 바쳐 기적같이 이뤄낸 산업화의 밥을 먹고, 민주화의 시를 배우면서 성장했다”며 “5ㆍ18 민주화운동에, 광주 시민들에 대해 부채의식이나 죄책감 대신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려움 속에서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당원들과 신년인사회도 가졌다. 한 위원장이 입장하자 당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하며 “한동훈”을 외쳤다. 뜨거운 성원에 한 위원장은 연단으로 올라가 잠시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 내빈소개 때에는 의자 위로 올라가 오른손을 들어 올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한 위원장은 신년 인사말에서 “광주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도시고, 우리는 대한민국의 대선을 기적적으로 이겨서 집권한 여당”이라며 “우리가 소수라고 움츠러들지 말자. 우리가 호남을 책임지는 여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우리 당은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당의 승리이기에 앞서 이 나라 정치에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동료 시민 여러분, 우리 한번 해봅시다. 정말 멋진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 한번 같이 가봅시다”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며칠 뒤 토요일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태어나신 지 100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같이들 가자. 저와 우리 당의 호남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라며 “어쩌면 당장 저희에게 전폭적인 표를 몰아주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저희는, 우리 국민의힘은, 우리 정부는 호남의 동료 시민들의 미래를 위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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