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일대 도로 2.5㎞ 구간 제한속도 하향…안내판 설치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세계의 보물 용천동굴 보호를 위해 차량 속도를 줄여 천천히 운전해 주세요.”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세계유산본부는 용천동굴 상부를 지나는 제주시 일주동로 만장굴 입구 삼거리 일대 2.5㎞ 구간(김녕교회 앞 교차로∼만장굴 입구 삼거리 동쪽 150m 지점)에 이 같은 안내판과 노면 표시를 완료해 운전자들의 감속 운전을 당부했다.
제주시 일주동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70㎞인데 이 구간 2.5㎞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시간당 60㎞로 변경됐다.
용천동굴이 이 구간 도로 약 7m 아래에 있어 차량 이동에 따른 진동을 줄여 동굴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유산본부가 2020년 ‘제주도 천연동굴 보전관리 방안 연구·조사’를 통해 승합차(2.2t), 버스(15t), 덤프트럭(40t)을 대상으로 속도 변화에 따른 진동을 측정해 보니, 차량 이동 속도가 느려질수록 진동 세기가 약해졌다.
실험에서는 버스와 덤프트럭이 시간당 80㎞로 이 구간을 달렸을 경우 진동 영향이 각각 3m, 3.7m로 평가됐는데 속도를 시간당 60㎞로 낮추면 진동 영향이 각각 2.2m, 2.8m로 감소했다.
세계유산본부는 행여 발생할 수도 있는 차량 이동에 따른 진동 영향을 줄이기 위해 경찰과 자치경찰 등에 요청해 제한 속도를 낮췄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제한 속도 하향 조치와 더불어 세계유산본부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속 유지하고 보존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조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은 뜨거운 기운을 품고 흘러 땅 밑에 길을 냈다. 그 길이 용천동굴이다.
용천동굴은 2005년 5월 당시 한국전력의 전봇대 설치를 위한 굴착 작업 중 발견됐다.
발견 직후 문화재청은 용천동굴의 가치를 인정해 천연기념물 제466호로 지정했다.
이어 2007년에는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물, 당처물동굴 등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지표의 경사면을 따라 해안으로 흐르면서 만들어진 동굴군으로, 전체 길이가 14㎞로 추정된다.
이 중 용천동굴은 아름다움에 있어 으뜸을 자랑한다.
용천동굴의 길이는 주굴·지굴 약 2.6㎞와 동물 내 위치한 800m 크기의 호수 등을 포함해 약 3.4㎞에 달한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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